코로나19 확산·임단협 난항이 걸림돌 될까 우려
대우조선해양 확진자 대거 나와 20·21일 폐쇄
울산 현대중공업 임단협 난항 19일 첫 부분파업
최근 세계 항로 운임지수가 고공 행진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물량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선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파업이 일어나는 등 조업에 차질이 일고 있는 데다 뒤늦게 업계에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조선업계에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던 조선업계가 노 저을 채비를 하던 차에 복병을 만난 셈이다.
21일 경남 거제시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이후 26명의 신규 확진자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발생했다. 모두 지역감염으로, 이 중 대우조선해양 관련이 25명, 가족 간 접촉이 1명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조선소 감염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협력사 등 2만여 전 직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대우조선해양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소 측은 우선 확진자가 발생한 복지관 1개소를 지난 19일부터 폐쇄하고 이용자 3,000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선소 관계자는 “조선소 내 식당 및 샤워장 등 확진자들과 동선이 겹친 이들이 1만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다른 업계에 비해 비교적 잠잠했는데, 한창 공장을 돌려야 할 때 집단감연이 터졌다”고 말했다. 조선소 측은 거제시의 폐쇄 권고를 받아들여 주말인 20일과 21일 전 사업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파업이 풀린 날씨와 함께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조선업계를 긴장하게 하는 대목이다.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노조원들이 지난 19일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울산 본사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회사는 지난 2월 초 2019년 임금 4만6,000원 인상, 2020년 기본급 동결·성과금과 격려금 지급 등 2019·2020년 2년 치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제시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58% 반대로 부결됐다.
또 지난해 5월 회사 법인 분할(물적분할) 갈등으로 발생한 해고자, 징계자 문제, 상호 간 법적 소송 취하 등도 합의안에 포함됐으나 노조는 법인 분할 위로금 지급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교섭 난항이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부분파업이라 조업에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들어 올 때 노를 젓지 못하는 사태'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적지 않은 일감을 받아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9일 8,230억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초대형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10척을 수주했고 대우조선해양도 이달에만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을 1조959억원에 수주한 데 이어 초대형LPG운반선 3척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7,942억원 규모의 1만5,000TEU급 초대형 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 5척 제작을 주문을 받았다.
국내 업계의 선전은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컨테이너 운송 주요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 2월 2,840포인트를 기록, 작년 동기의 세 배를 웃돌았다. 벌크선 종합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 18일 기준 2,215포인트로, 지난해 말 대비 67%나 급등했다.
조용수 현대중공업 전무는 "글로벌 선사들의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원활한 건조를 위해서는 원활한 노사관계 복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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