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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먹고 곧바로 잠자다 생긴 '속쓰림'…위식도역류 질환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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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먹고 곧바로 잠자다 생긴 '속쓰림'…위식도역류 질환탓?

입력
2021.03.2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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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약 먹는 대신 수술 한 번으로 완치 가능

속쓰림이 주증상인 위식도역류 질환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데 한 번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속쓰림이 주증상인 위식도역류 질환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데 한 번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가슴 통증과 역류 증상인 위식도역류 질환이 있던 직장 남성 김모(44) 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퇴근 후 집에서 밤늦게 배달 야식을 안주로 혼술을 즐겨 하던 중 가슴이 타는 듯 한 쓰림과 통증이 심하고 신물이 역류하는 고통이 너무 심해져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김씨는 그동안 위식도역류 질환은 완치가 힘든 병으로 알고 약이라도 처방 받으려고 병원을 찾았는데 심한 위식도역류 질환은 수술이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수술 후 가슴 통증과 역류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위식도역류 질환, 5년새 19% 늘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위식도역류 질환’ 환자가 2015년 386만1,265명에서 2019년 458만1,713명으로 19% 정도 증가했다.

‘위식도역류 질환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나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가슴 쓰림 또는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위 내용물 역류가 식도를 지나 후두 같은 호흡기 계통까지 영향을 주면 쉰 목소리, 목 이물감, 인후통, 기침, 천식 등의 증상까지 유발된다. 약을 복용해도 재발하기 쉽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이 있어 환자가 평생 힘들다.

위식도역류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로 대표되는 식생활 서구화와 비만 및 노령 인구 증가와 관련 있다. 하부식도 괄약근 기능 저하, 비정상적인 식도연하 운동, 위산 과다, 위 배출 지연, 식도점막의 저항력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은 하부식도 조임근 압력을 낮추어 기능을 약화시키고 위산 분비를 촉진해 역류되는 위산과 위속 내용물이 식도점막을 손상시켜 쓰리게 하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위식도역류 질환을 일으킨다.

박중민 중앙대병원 외과 교수(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 회장)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식도역류 질환 환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패스트푸드ㆍ고지방식 등 배달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으로 야식하거나 술ㆍ커피ㆍ탄산음료나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매운 음식을 먹고 바로 눕는 습관 등으로 위식도역류 질환이 생긴다”고 했다.

◇복강경 수술, 흉터 적고 완치 가능

위식도역류 질환은 우선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산이 식도로 역류되는 것을 막는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으로 증상을 호전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면 ‘복강경 위저추벽성형술(Laparoscopic Nissen Fundoplication)’이라는 항역류 수술 치료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위식도역류 질환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는 못하므로 투약을 중단하면 6개월 내에 80% 정도가 재발해 장기간 복용해 치료할 때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합병증(식도협착, 출혈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위식도역류 질환 치료에 있어 수술이 약물 치료보다 효과가 우수하고 완치도 가능한 것으로 실제 입증된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수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박중민 교수 연구팀이 국내에서 위식도역류 질환 수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연구 논문((Multicenter Prospective Study of Laparoscopic Nissen Fundoplication for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in Korea)에 따르면 수술을 받은 환자 중 대다수가 증상이 호전됐다.

연구팀은 항역류 수술을 받은 위식도역류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전과 수술 후 수술치료의 효과와 타당성을 평가한 결과, 97%(완치 87.9%, 부분개선 9.1%)가 수술 후 3개월 뒤 위식도역류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인 가슴 쓰림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개선됐다. 위산 역류 증상도 94.3%(완치 82.9%, 부분 개선 11.4%)가 해소된 것을 확인했다. 비전형적 증상인 목에서 느끼는 이물감이나 만성 기침 등도 81.9%(완치 45.5%, 부분 개선 36.4%)가 개선됐다.

박중민 교수는 “일반적으로 수술 후에는 통증이나 합병증으로 삶의 질 평가 점수가 낮아질 수 있는데, 수술 직후에도 개선됐다는 것은 그만큼 복강경 항역류 수술이 최소 침습적이라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 합병증도 없으며 회복이 빠른 수술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3개월째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는 것은 수술 효과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수술 후 있을 수 있는 삼킴장애 등 불편감이 차차 개선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항역류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위식도역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데 특히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나 약물 치료 효과가 처음부터 아예 없다면 수술하기 전에 좀 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하부 식도 괄약근과 흉부와 복부를 구분하는 횡격막이 위에서 식도로 역류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부 식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거나 식도가 통과돼 내려오는 횡격막의 틈이 벌어져 열공 탈장이 된 경우 위식도역류 질환이 발생된다.

박중민 교수는 “이런 위식도역류 질환의 수술적 치료인 ‘복강경 위저추벽성형 항역류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해 위의 바닥 부분(위저부)으로 느슨해진 식도 하부를 감싸주고 횡격막의 틈을 막아 적절히 복원해 위식도 역류를 방지하는 구조물의 기능을 개선해주는 수술로 재발이 잘되는 환자에게 확실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복강경 위저추벽성형 항역류 수술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수술 위험도도 충수절제술이나 담낭절제술보다 더 안전한 수준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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