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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ETF 매입 하한선 없애… ‘관제 주식시장’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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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ETF 매입 하한선 없애… ‘관제 주식시장’ 벗어나나

입력
2021.03.19 16:08
수정
2021.03.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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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주식 시장에서 연간 6조~12조 엔어치를 매입하던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 하한선을 없앴다. 앞으로는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필요할 때만 개입하고 의무적으로 6조 엔 이상을 매수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일본은행의 직접개입에 의한 ‘관제시장’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장기적인 금융완화책은 지속하되 주식시장 과열 등 부작용은 줄여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본은행은 18, 19일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단기금리를 -0.1%로, 장기금리를 0%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금융완화가 장기화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비해 일부 정책을 수정했다.

먼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주식시장 급락에 대응해 도입한 ETF 매입 정책과 관련, 연간 6조 엔이었던 하한선을 폐지했다. 앞으로는 주가 상승기가 아닌 필요할 때만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ETF 매입 대상에서 우량주 위주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 연동형은 폐지하고, 지수에 포함된 종목이 많은 도쿄증권주가지수(TOPIX) 연동형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이날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41% 하락한 반면 TOPIX는 0.18% 올라 9일 연속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1년 전 이 제도를 도입하고 주가 급락기에 주식시장에서 하루에 무려 2,000억 엔 이상을 매수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버블 붕괴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자 ETF의 최대 보유자가 된 일본은행이 시장의 정상적인 가격조정 기능을 왜곡시킨다는 뜻에서 ‘관제시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일본은행은 또 장기금리 변동폭을 현행 ±0.2%에서 ±0.25%로 확대했다. 금리 변동에 따라 금융기관이 국채 매매 등으로 수익을 올릴 기회를 넓힌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 2% 목표의 실현을 위해 강력한 금융 완화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동월대비 -0.4% 떨어지며 7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의 물가상승률 달성은 멀고, 미국이나 유럽의 중앙은행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금융완화를 장기간 계속하고 있어,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도 장기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지금까지의 정책으로 금융기관의 수익 악화와 시장기능 저하 등 부작용도 축적되고 있어, 이번 정책 수정은 부작용을 최대한 억제해 완화의 지속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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