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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왜 '괴물'인지 알겠다" 완벽한 '작감배'-심리 추적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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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왜 '괴물'인지 알겠다" 완벽한 '작감배'-심리 추적 스릴러

입력
2021.03.21 15: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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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괴물'은 신하균(왼쪽)과 여진구의 괴물 같은 연기와 함께 대본, 연출이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제공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은 신하균(왼쪽)과 여진구의 괴물 같은 연기와 함께 대본, 연출이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제공


"'작감배(작가·감독·배우)'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괴물 같은 드라마 '괴물'이 되었으면 한다." JTBC 금토극 '괴물'의 여진구(24)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말한 바람이 현실이 되고 있다. "'괴물'을 좋아해주는 마니아층이 생겼으면 좋겠다(첫 방송을 하루 앞둔 지난달 1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고 한 심나연 PD의 말이 그대로 적중한 것처럼 말이다. 이제 막 5부 능선을 넘어선 '괴물'에 대해서는 "연기와 대본, 연출에서 빈틈없는 삼위일체를 이뤄냈다"는 호평 일색이다. 시청률(최고 6.6%)은 다소 아쉽지만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라는 찬사와 함께 시즌2 제작을 끌어낼 만큼 마니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tvN '비밀의 숲(2017)'과 여러모로 닮았다.

심리 추적 스릴러 '괴물'은 괴물을 잡으려 괴물이 된 경찰 이동식(신하균)과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경찰 한주원(여진구)이 연쇄살인마의 뒤를 쫓는 이야기다.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로 '괴물'을 만들어냈다. 잘 짜여진 대본의 힘이 가장 크다. 대본을 쓴 김수진 작가는 앞서 KBS '매드독(2017)' 등으로 치밀하고 섬세한 필력을 인정 받았다. 이번 작품 역시 매회 촘촘하게 복선이 깔리고, 어떤 식으로든 결국 모두 회수된다. 치밀한 스토리라인에 구멍은 보이지 않는다. 범죄 스릴러의 클리셰는 생략되고, 시청자들은 매회 허를 찔린다. "이야기를 감당하기 버겁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몰입도와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괴물'만의 '톤 앤 매너' 역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연쇄살인을 다루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심 PD는 "최근 스릴러물이 많아지면서 얼마나 더 자극적으로 보여주느냐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캐릭터의 감정과 그 사람들이 계속 살아가는 모습에 더 집중하기도 한다. 그런 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출자의 의도대로 '괴물'은 각기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심리 싸움이 주요 축이다. 감각적인 연출로 화면을 보는 쾌감을 선사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감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와 조명 세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연쇄살인마를 체포하기 위해 이동식이 그림자부터 등장하는 7회 마지막 장면 등의 미장센은 일품으로 꼽힌다. 최백호가 부른 '더 나이트' 등 OST까지 일조한다.

드라마 특성상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로 빈틈 없이 채워진다. 물기 머금은 눈빛의 연기파 신하균과 그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 여진구의 연기 경력은 도합 39년이다. 이 둘뿐 아니라 모든 인물이 다 살아있다. "조연 캐릭터까지 사랑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 플레이가 돋보이는 드라마(심 PD)"다. 이 작품이 드라마 첫 출연작인 연극배우 이규회와 신예 최성은, 최대훈의 연기가 돋보이고, 천호진, 길해연, 최진호 등 중견배우들도 안정적으로 떠받치고 있다.

'괴물'은 종영까지 6회를 남겨뒀다. 심 PD는 "아주 작은 무관심과 은폐, 오해들이 누군가의 인생을 망칠 수 있고, 그것이 괴물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된다. 인간의 이기심과 이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나는 그 중 어떤 괴물인가'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쇄살인의 진범은 잡혔지만 또다른 괴물의 존재가 점쳐진다. 시작부터 던져진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떡밥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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