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소송이 순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이나 양사 간 합의 등을 포함해 소송과 관련된 중요한 변수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ITC측의 내부 진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당초 이날(현지시간)로 예정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 예비판결을 다음 달 2일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최종 판결일이 7월 19일에서 8월 2일로 미뤄지게 됐다.
예비결정은 특허권·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대해 ITC 행정판사가 내리는 예비적 판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ITC는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로 예비결정을 내린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월 ITC로부터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ITC는 예비결정을 연기한 배경에 대해 "예비 판결을 위한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사의 영업비밀침해 사건을 포함한 ITC 결정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세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번 특허침해 소송도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특허 침해 소송은 앞서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된 사건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파우치형 배터리의 두께를 늘리는 내용의 특허와 파우치 방식 배터리의 안정적 구조를 위해 접착패드를 셀과 셀 사이에 끼워넣는 방식의 특허 등을 침해했다며 ITC 등에 제소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달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2차전지 핵심소재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맞소송을 냈다.
양사 간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의 경우 SK이노베이션 측에서 먼저 제기했지만, 판결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소송이 먼저 나오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은 7월 30일 예비결정에 이어 11월 30일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ITC는 LG와 SK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합의하면 특허 침해 소송도 자연스레 취하할 것을 고려해 예비판결을 연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특히 침해 소송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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