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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곰팡이 독소를 섭취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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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곰팡이 독소를 섭취하지 않으려면?

입력
2021.03.22 18: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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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오염물질과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곰팡이 역사는 인류 역사보다 길다. 곰팡이는 7억~12억 년 전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종류만도 150만 종에 이른다. 다양한 곰팡이 종류만큼이나 인간에게 이로운 곰팡이도 있고 해로운 곰팡이도 있다. 곰팡이에 대해 알고 먹으면 약이 되고, 모르고 먹으면 독이 되는 셈이다.

몸에 이로운 곰팡이의 대표 주자는 간장ㆍ된장ㆍ고추장을 비롯해 막걸리ㆍ와인 등 발효 식품에 들어 있는 곰팡이다. 가공식품을 만들 때 맛과 향을 내거나, 산도를 조절해 식품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구연산도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다. 구연산은 아스퍼질러스 나이저라는 곰팡이 포자를 탱크에 넣고 적절한 영양분과 온도, 공기 등을 넣어 곰팡이를 배양한 후 균사체를 만들어 추출한다. 구연산은 감귤이나 레몬 등에 존재하는 유기산으로 식품첨가물뿐만 아니라 천연세제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아주 유용한 물질이다.

반대로 독소를 생성해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치는 곰팡이도 있다. 곰팡이 독소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아플라톡신이다. 땅콩 등 너트류나 곡류에서 주로 발견되는 곰팡이균(진균)에 의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아플라톡신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1군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곰팡이 독소는 열에 매우 안정적이어서, 높은 열을 가해 조리하더라도 쉽게 제거되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 곰팡이 독소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식품의 곰팡이 독소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식품의 곰팡이 발생을 예방하려면 식품을 습하지 않고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보관해야 한다. 개봉 후에는 반드시 밀봉해 보관하고, 껍질이 있는 것은 껍질째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가 이미 생겼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상처가 있거나 색깔이 변한 곡류나 견과류는 먹지 말아야 한다. 곰팡이가 핀 부분을 잘라내더라도 곰팡이 포자나 독소가 식품 전체에 퍼져 있을 수 있으므로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식품을 통째로 버리는 것이 좋다.

곰팡이는 발효에 이용돼 인류의 식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독소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곰팡이를 다룰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구용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오염물질과장

구용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오염물질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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