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日 총리, 예산안 심의 중 국회일정 우선
출발지 후쿠시마현 J빌리지 분위기도 냉랭
?도쿄올림픽은 해외관중 없이 치르기로 결정
1년 연기됐다 올해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 분위기를 띄울 첫 이벤트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25일 후쿠시마현 '제이(J) 빌리지'에서 시작되는 성화 봉송 출발식이 관중 없이 진행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18일 요미우리신문은 스가 총리가 “예산안 심의가 막바지인 국회 일정을 우선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자민당 관계자들이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도권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될 경우 참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당초 올림픽이 연기되기 전까지만 해도 성화 출발식은 총리와 도쿄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3,000여 명의 관중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로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사전에 정해진 내빈만 초대해 조촐하게 치르기로 한 것이다.
총리의 출발식 불참은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차가운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열자’는 의견은 9%, ‘중지’가 32%, ‘재연기’ 17%, ‘해외관객 없이 개최’ 21%, ‘무관중 개최’ 15%였다.
후쿠시마 현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후쿠시마 부흥 올림픽’이란 구호에 거부감이 큰 가운데 17일에는 원전사고 피해자들이 결성한 시민단체가 J빌리지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탈원전 후쿠시마 네트워크’와 ‘원전사고 피해자단체연합회’ 회원들은 “후쿠시마도, 일본도, 올림픽을 열 상황이 아니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성화 봉송 주자로 내정됐던 유명인들은 잇따라 사퇴하고 있다. 최근 주자를 포기한 아키야마 리나(2012년 런던 패럴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씨는 17일 마이니치신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는데 올림픽 개최는 의문”이라며 “안심하고 일상을 보낼 환경이 돌아오지 않는 한 올림픽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600명의 유명인 주자 중 100명이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해외 관중 없이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많은 입국자의 행동을 관리하면서 감염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정부 방침이 20일 내부회의에서 확정되면 대회 조직위는 해외에서 판매된 약 90만 장의 입장권을 환불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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