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관리' 경쟁에 돌입했다. 전문 엔지니어가 각 가정을 방문, 평소 손대기 어려웠던 가전제품을 분해해 묵은 때를 지워주는 '가전 세척서비스'를 선보인 것. 그동안 신제품 출시에 주력해 온 양사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충성도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문 엔지니어가 가전 청소해줍니다”
LG전자는 18일 'LG가전 세척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전문 엔지니어가 직접 고객의 집을 찾아 가전의 성능과 상태를 점검하는 건 물론 세척부터 살균까지 한번에 해주는 유료 서비스다.
유료 서비스인 만큼 전문 엔지니어가 고압세척기, 스팀살균기, 자외선살균기와 같은 전문 장비로 가전을 깨끗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준다. 예컨대 세탁기는 오래 쓰면 아무리 환기를 시키고 물때를 걸레로 닦아도 내부의 역한 냄새까지 없애진 못하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엔지니어가 세탁기를 일일이 분해해 내부에 숨어 있는 곰팡이까지 싹 털어낸다.
현재 세척서비스 대상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3종인데, LG전자는 추후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광파오븐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2개월 품질 보증도 내걸었다. 이 기간 내 가전에 문제가 생기면 무상으로 다시 서비스해 주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고객의 가전을 맞춤형으로 관리해주는 유료 서비스 '케어플러스'를 1월부터 시작했다. 전문장비로 살균해 주고 주요 부품을 종합 점검해주는 가전케어 서비스, 제품을 분해해 청소해 주는 전문세척 서비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구감소로 수요 창출 한계…가전관리 새 수익원 주목
가전업체들이 관리 분야에 주목하고 나선 데는 최근 가파른 하향세로 접어든 인구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신제품을 출시해도 구매할 소비자는 갈수록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자 수가 사망자보다 3만3,000명 적어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연간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했다.
가전업체로선 '가전관리'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LG전자의 세탁기 세척서비스 비용은 8만8,000~16만8,000원이다. 삼성전자는 9만4,000~28만8,000원선이다. 제품을 많이 팔수록 그만큼 가전관리 수요도 늘어난다. 더구나 가전제품은 전자기기란 점에서 일반 업체들에는 진입장벽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렌털 업체들이 관리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데 대형 가전업체들까지 가전관리에 나서면서 앞으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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