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브레이브걸스의 '이유 있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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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브레이브걸스의 '이유 있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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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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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브레이브걸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꿀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이 있다.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 브레이브걸스는 그 기회를 기다리던 잠룡이었다. 독보적인 가창력과 감동적인 스토리, 팬 사랑으로 무장한 이들은 유튜브 알고리즘이라는 행운을 만나 그야말로 대세가 됐다.

한 유튜버가 공개한 브레이브걸스의 위문 공연 영상 속에는 밝게 웃으며 '롤린(Rollin')'을 부르는 멤버들, 그리고 떼창을 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밀보드(밀리터리 빌보드) 1위 가수'라는 수식어의 주인공 브레이브걸스는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에 안착했다. 놀라운 점은 '롤린(Rollin')'이 2017년 3월에 발매된 곡이라는 것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 신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근 SBS '인기가요'와 SBS MTV '더쇼'에서 '롤린(Rollin')'으로 1위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음악 방송 2관왕이 됐다. 각종 예능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브레이브걸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미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등에 출연했고, '유 퀴즈 온 더 블록'과 '런닝맨'을 통해서도 안방극장의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우연'이란 단어만으로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을 정의하긴 어렵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던 모든 가수들이 브레이브걸스처럼 역주행의 주인공이 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신화는 '우연이 만들어낸 필연'이라는 말에 더 어울린다.

독보적인 가창력은 브레이브걸스가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돌의 MR 제거 영상에는 노래 실력에 대한 지적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브레이브걸스의 영상에는 "최고다" "MR 제거 전과 차이가 없다" 등의 댓글이 가득하다.

네이버TV를 통해 공개된 브레이브걸스의 '더쇼' 앙코르 무대 영상에도 칭찬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요즘은 가수가 노래를 잘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데 라이브로 메인보컬이 노래를 시원하게 불러주니 마음이 뻥 뚫린다" "라이브가 듣기 좋다" 등의 글을 남겼다.

브레이브걸스의 인생역전 이야기도 시선을 모은다. 브레이브걸스는 '롤린(Rollin')'이 화제가 되기 전 숙소에서 짐까지 뺐었다. 은지는 의류 관련 일을 하기 위해 옷을 제작하던 중이었고, 유나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유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무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활동할 준비를 하면서도 브레이브걸스는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다. 역주행이 갑자기 시작됐음에도 민영은 "불안하지 않았다. 항상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노력하던 이의 성공이다.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진부하지만 완벽한 스토리다.

브레이브걸스가 SBS ‘인기가요’에서 ‘롤린’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방송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팬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멤버들은 위문 공연을 위해 땅끝마을, 백령도, 거제도 등으로 향했다. 민영은 2017년 8월 자신의 SNS에 "백령도 '위문열차'. 인천 연안 부두에서 4시간 걸려서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곳인데 푹 자면서 오는 바람에 다행히 걱정했던 뱃멀미는 안 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흑룡부대 만나러 가는 길. 오늘도 파이팅. 사랑해요"라고 덧붙이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소 멤버들이 팬을 만나고자 뱃멀미까지 감수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휴가 나가는 군인들 한 명 한 명과 사진을 찍어줬다는 미담에서도 팬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인기가요'와 '더쇼'에서 1위를 차지한 후 "팬 여러분, 국군 장병, 예비역, 민방위 대원 여러분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그간 함께해 줬던 이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팬들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민영과 유정은 SBS 파워FM '이준의 영스트리트'에서 오랜 팬들의 얼굴까지 기억하고 있음을 알려 훈훈함을 자아냈다.

브레이브걸스의 성공 신화는 잘 만든 영화 한 편 이상의 감동을 준다.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본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려준 사례기 때문이다. "1위는 브레이브걸스. 축하합니다"라는 음악 방송 MC의 멘트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데도 괜스레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그 순간 브레이브걸스는 역경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룬 주인공처럼 보인다.

민영은 '이준의 영스트리트'에서 "말도 안 되는 역주행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했지만, 그 이야기에 동의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역주행이 아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회를 기다렸던 브레이브걸스이기에 이룰 수 있었던 '이유 있는' 역주행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신화는 이제 시작이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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