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서신 교환으로 첫 소통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보낸 동일본대지진 10주기 위로 서한에 답신을 보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일본·한국 순방과 맞물려 꽉 막혀 있던 한일 외교 당국 간 소통에 숨통을 틀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17일 "정의용 장관이 10일 동일본대지진 10주기를 맞아 모테기 일본 외무대신 앞으로 전달한 위로 서한에 대해 3월 16일 외무대신 명의의 답신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답신에는 정 장관의 위로에 대해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일 두 장관 간 첫 소통이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정 장관은 취임 인사 차 주변국 외교장관들과 차례로 통화하고 있었지만 모테기 장관과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던 상황이었다. 외무성이 그간 우리 측 요청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한국 사법부의 일본 정부에 대한 위안부 배상 판결에 대한 항의로 여겨져 왔다.
다만 이번 서신 교환으로 일단 양측 간 상견례는 이뤄진 셈이다. 일본의 답신이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동북아 순방 중에 이뤄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날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했던 블링컨 장관은 일본 민영 방송사 N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역사 문제에 대처하면서도 협력하는 것이 큰 이익이 된다"며 두 나라에 관계 개선을 당부했다. 이에 일본 입장에서도 미국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한일 외교 당국 간 소통이 조만간 조심스럽게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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