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A 시리즈 첫 글로벌 공개 행사
올 상반기에만 갤럭시A 시리즈 5종 출시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동안 고가 제품에 주력해 온 삼성전자에겐 이례적인 행보로 보이지만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감안한 전략적 선택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퇴출 위기로 내몰린 화웨이와 사실상 시장 철수 수순에 들어간 LG전자의 빈자리까지 차지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되면서다. 아울러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내세운 중국의 샤오미와 오포 등의 추격에서 벗어나겠다는 계산도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가격 거품은 빼고, 프리미엄 기능은 넣고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11시 신제품 공개행사로 가진 '갤럭시 어썸 언팩'에서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를 대상으로 글로벌 공개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매년 2월과 8월 공개 행사를 진행하면서 프리미엄급 전략 모델인 갤럭시S, 갤럭시노트를 소개해왔다.
이날 온라인 행사에서 공개된 2개 모델은 방수·방진 기능, 90~120헤르츠(Hz) 주사율, 손떨림 방지기능, 삼성페이 등 프리미엄 모델에 있던 기능을 그대로 채용하면서도 가격은 40만~60만 원대로 낮췄다.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는 6,400만 화소의 메인카메라를 포함한 총 4개의 카메라, 128기가바이트(GB)~256GB 저장용량, 최대 8GB 램, IP67 방수방진 등급을 공통으로 지원한다. 특히 갤럭시A72은 3배 광학 줌과 30배 스페이스 줌까지 지원하는 등 카메라 성능도 향상했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A52는 6.5인치 슈퍼아몰레드 초고화질(풀HD) 플러스(+), 갤럭시A72에 6.7인치 슈퍼아몰레드 풀HD+가 탑재되며, 배터리는 각각 4,500밀리암페어아워(mAh)와 5,000mAh의 대용량을 채택했다. 갤럭시A52는 롱텀에볼루션(LTE)과 5세대(5G) 이동통신, 갤럭시A72는 LTE로 출시된다. 이 제품은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순차 출시된다. 가격은 갤럭시A52가 349유로(약 47만 원), 갤럭시A52 5G는 429유로(약 58만 원), 갤럭시A72는 449유로(약 60만 원)부터 시작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A52와 A72는 소비자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최신 혁신과 강력한 기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판매 상위 10개 중 6개가 가성비폰…커지는 중저가 시장
이날 행사는 최근 어려움에 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현실도 반영됐단 시각도 나온다. 애플 '아이폰12' 모델의 흥행 속에 고가폰 시장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가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나 오포 등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최대 라이벌이었던 화웨이가 지난해 9월부터 제품 생산의 어려움으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도 기대됐지만, 공백의 상당 부분은 샤오미가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나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가운데 샤오미의 판매량도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 기간 8% 역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러시아와 동남아 시장에서조차 중국 업체들에 밀리는 형국이다.
샤오미의 성장 배경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급부상이 주된 원인이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개 중 6개가 60만 원 이하의 중저가 제품이다. 프리미엄폰 판매 비중이 높은 국내서도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갤럭시S20'이 아닌 30만 원대 제품 '갤럭시A31'이었다.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중저가 제품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과 완전히 차별되는 폴더블폰을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내세운 한편 일반 라인업은 가격대를 세분화해 고객 수요를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1'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전략 모델 중 처음으로 100만 원 이하로 가격을 내리는 동시에 상반기에만 5종의 갤럭시A시리즈(A12·A32·A42·A52·A72)를 쏟아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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