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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학교현장서 일제 식민잔재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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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학교현장서 일제 식민잔재 걷어낸다

입력
2021.03.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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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사업에 도내 27개 학교 참여
반장 등 용어부터 교가까지 교체

제주도교육청 전경.

제주도교육청 전경.

제주지역 학교 현장에서 반장, 조회, 구령대 등과 같은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들을 걷어내는 작업이 본격화한다.

제주도교육청은 민주적 학교문화 정립을 위해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사업 실행 계획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이번 사업에 신청한 도내 27개 학교(초등 16·중등 6개·고등 5)를 대상으로 예산 지원과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한 역사교육을 4월부터 진행키로 했다.

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일본 잔재가 남아 있는 교가와 교표(校標·학교를 상징하는 무늬를 새긴 휘장) 재개정 여부를 묻는 학생, 학부모, 교사 찬반 투표와 공모를 하도록 했다. 또 교목과 교화에 대한 상징성 및 학교 생활 연계 교육도 실시하도록 했다. 이밖에 학교 내 일제 잔재로 대표되는 위계질서적·반인권적·군국주의적 집단 문화와 반장, 구령대, 수학여행, 교실내 호령, 훈화 등과 같은 학교 용어에 대해서도 학교 구성원의 협의를 통해 폐지 또는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반장’은 회장이나 학급대표로, ‘당번·주번’은 학교생활도우미로, ‘구령대·조회대’는 쉼터나 모임터로, ‘수학여행’은 진로현장체험으로 바꿔나가라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앞서 2019년 7월 제정된 제주도교육청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난해 제주도교육청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도내 학교에 여전히 일제 잔재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사 결과 도내 초등학교 4곳이 교표에 ‘욱일문’ 도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욱일문은 일본 왕실의 국화 문장과 일장기가 결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 육군기, 해군기, 해군 군함기 등에서도 사용됐다. 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인사가 작곡가나 작사가로 참여한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는 학교도 3곳이 있었다. 친일 잔재로 거론되는 가이즈카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35곳에 달했다. 친일 잔재 논란이 이는 영산홍이나 국화를 교화(校花)로 사용하는 학교는 21곳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제 잔재 청산 실행 계획의 목적은 일제 잔재 바로 알기를 통해 역사의식을 높이고, 민주적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데 있다”며 “더 많은 학교들이 일제 잔재 청산 작업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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