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운동사에 손꼽히는 독립운동가인 우사(尤史) 김규식 선생과 몽양(夢陽) 여운형 선생의 합동 어록비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시어록비 공원에 나란히 세워졌다.
독립기념관은 17일 오전 우사 김규식연구회·㈔몽양 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와 함께 ‘독립운동가 우사 김규식 선생·몽양 여운형 선생 어록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막식에는 한시준 독립기념관장과 김원웅 광복회장, 김규식 선생 후손인 김수옥씨, 여운형 선생 후손인 여인성씨를 비롯, 애국지사 후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석으로 제작된 어록비 상층부에는 두 분이 평생 독립운동의 최고의 가치로 강조한 ‘자주 독립’ 조각했다.
우측 비문에는 김규식 선생의 “전 세계의 동정만 가지고는 독립을 얻을 줄로 생각지 맙시다. 우리의 독립은 우리의 손으로만이 되옵니다, 우리의 독립은 우리의 맘으로만이 되옵니다, 우리의 독립은 우리가 단결하여 싸우되 마지막 핏방울이 떨어질 때까지 싸워야 되옵니다”라는 말씀을 새겼다.
좌측에는 여운형 선생의 남긴 “조선의 독립운동은 세계의 대세요 신의 뜻이요 한민족의 각성이다. 우리가 건설하려는 국가는 인민이 주인이 되어 인민을 다스리는 국가일 것이다. 이 민주공화국은 대한민족의 적대적 요구요 세계대세의 요구다” 글을 각인했다.
독립기념관 시어록비 공원 내 104번째로 세워진 어록비의 디자인은 민중화백으로 알려진 임옥상 작가가 맡았다.
김규식 선생은 우익 정치가이면서도 극우로 나아가지 않았고, 몽양 여운형 선생은 좌익 정치가이면서도 극좌로 나아가지 않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광복 이후 1946년에 좌우합작 운동의 중심에 서서 활동했다. 여운영 선생은 1947년 7월 암살당했다. 김규식 선생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납북돼 북한에서 서거해 비운의 독립운동가로 기록돼 있다.
정부는 김규식 선생에게 1989년, 여운형 선생은 2008년에 각각 대한민국장에 추서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두 분은 납북과 암살로 인한 비극적인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민족을 위한 항일 독립투사의 길을 걸으셨다”며 “해방 후 민족 분단의 비극을 예견하시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일운동에 온 몸을 던진 나라사랑 정신이 어록비를 통해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어록비의 제작은 우사김규식연구회와 (사)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
독립기념관은 관련 내규에 따라 독립운동가 후손의 건립신청서를 받아 선정위원회와 설치심의위원회를 거쳐 매년 2기에 한하여 독립운동가 시어록비 설치를 허가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설치 장소를 제공하고 관리를 맡으며, 모든 설치 비용은 설치 희망자 부담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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