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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또 협박 공세...대화의 장 나오길

입력
2021.03.1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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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자 2면에 보도했다. 뉴스1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자 2면에 보도했다. 뉴스1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 16일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한미 양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다.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는 한미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폐지와 남북 군사 합의 파기를 협박했다. 예고된 반발이긴 하나 어떤 이유로든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겠다는 위협은 납득하기 어렵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북 협력과 교류가 필요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미훈련이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크게 내민 것”이란 이유에서다. 담화는 통일부 대화창구인 조평통과,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 조치에 대해 김 위원장이 보고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남북 군사 충돌 방지 장치인 남북 군사 합의마저 파기하겠다고 했다. 남북관계의 근간을 허물어 대립과 충돌의 시대로 회귀하겠다는 겁박에 다름 아니다.

듣기에도 민망한 협박과 엄포가 담긴 담화는 한미 당국까지 겨냥했다. 우리 정부에는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7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어보려는 정부에 찬물부터 끼얹은 것이다.

북한은 바이든 미 행정부에 대한 첫 메시지도 경고로 대체했다. 담화는 “우리 땅에 화약 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새 행정부”라며 “4년 동안 편한 잠을 자고 싶다면 잠 설칠 일거리를 말라”고 했다. 뉴욕채널 등을 통한 미국의 비공개 접촉에 한 달이나 침묵하다 내놓은 반응으론 부적절한 것이다.

이번 담화가 한미훈련 마무리 시점에 나온 데다 군사적 대응을 언급하지 않은 건 다행이다. 한미 외교·국방 장관의 2+2 대화를 앞둔 시점에 대북정책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그런 만큼 한미 당국은 대북 문제에 깊이 있는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북한도 2년 전 문을 걸어 잠글 때와 달리 지금은 주변 상황이 긴박해진 만큼 대화로 가는 문을 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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