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동성 결합 축복할 수 없다" 유권해석 발표
일부 사제들이 축복 내려 질문 잇따른 데 따른 조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2월 2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님 봉헌 축일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교황청이 동성 간의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15일(현지시간) "교회는 동성 간의 결합에 축복을 내릴 수 없고, 내려서도 안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최근 독일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가톨릭 사제가 동성 결합에 축복을 내렸고, 이에 대한 질문이 잇따른 데 따른 답변이다.
신앙교리성은 "가톨릭 교리에선 결혼 이외의 성적 관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가톨릭 교리는 여성과 남성 사이의 결혼만을 허용한다. 따라서 동성 간의 결혼은 불가능하고, 동성 결합은 혼인하지 않은 관계에 해당한다. 여기에 혼인 외의 성적 관계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교리를 적용하면 동성 간의 결합에 축복을 내릴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번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해 10월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동성 커플의 시민 결합을 인정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동성 커플도 주님의 자녀다"라고 발언하는 등 성소수자의 인권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해 신앙교리성은 "당시 다큐멘터리는 교황의 발언을 짜깁기해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동성 간 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은 다만 이번 결정이 동성애 성향을 가진 개인을 축복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신앙교리성은 "교리에 따라 동성 간의 결합을 축복할 수 없을 뿐"이라며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산다면 성소수자 개인은 축복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