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 의혹을 받고 있는 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주)호원 사태가 결국 조합원들의 공장 점거 농성으로 이어졌다. 1년 전 노조 설립 이후 사측과 갈등을 이어온 조합원들은 노조 탄압 중단과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양진석 호원 회장과의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호원은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주)광주글로벌모터스에 주주로 참여하고 광주형 일자리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중견기업이다.
16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호원지회 조합원 50여명이 이날 오전 6시쯤 광주 광산구 호원 공장 1동 생산라인 1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1동 입구 앞에 차량 10여대로 차벽을 만들어 사측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았으나, 사측이 지게차 등을 동원해 차량을 이동시켰다. 공장 밖에는 나머지 호원지회 조합원들과 연대 노조원 등 150여명이 동시 집회를 열고 있다.
농성 중인 호원지회 조합원들은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노조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노조활동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김영옥 호원지회장은 지난해 9월 사규를 위반한 노조 활동으로 회사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이들은 또 "집진시설이나 환풍기 시설이 안 된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다"며 작업환경 개선도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양진석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점거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경력 180여명을 농성 현장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호원은 지난해 1월 5일 민주노총 소속 호원지회가 결성된 지 하루 만에 한국노총 산하 호원노조가 설립되면서 노조 무력화 논란과 사측 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등 극심한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호원지회는 지난해 2월 사측 경영진을 부당노동행위로 광주고용노동청에 고소했고, 1년 만인 지난달 23일 광주고용노동청은 호원의 신모 대표이사 등 임직원 9명을 노동조합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제4호에 나온 지배개입 금지 조항을 어긴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광주지검으로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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