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IT기업 겨냥 규제 입법 통과 따른 조치
전 세계 '뉴스 유료화' 흐름 급물살 탈 전망
페이스북이 호주에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사용료 계약을 맺기로 했다. 지난달 이 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거대 디지털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매기는 법안이 통과된 데 따른 조치다.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뉴스 유료화 흐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스코프는 이날 페이스북과 3년짜리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소유한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 데일리 텔레그래프 호주판, 스카이뉴스 호주판 등이 계약 대상이다. 계약의 금액 관련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과 합의는 저널리즘의 교역조건을 바꾸는 획기적 사건이며 뉴스코프의 호주 뉴스사업에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는 지난달 호주 의회가 ‘미디어와 디지털플랫폼 의무 협상 규정’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플랫폼과 뉴스 제공자의 사용료 협상을 촉진하고, 협상이 실패하면 결정에 구속력이 있는 조정 절차를 밟도록 강제하는 게 법안의 핵심이다. 조정위원회를 정부가 지정하기 때문에 미디어 기업에 유리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플랫폼이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게끔 강제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페이스북은 법 통과에 앞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며 날을 세웠고, 구글 역시 호주에서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호주 정부가 법 제정을 강행하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구글 역시 페이스북에 앞서 뉴스코프 언론사와 사용료 계약을 맺으며 일찌감치 꼬리를 내렸다.
호주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면서 유사 입법을 준비 중인 나라에서도 비슷한 합의가 줄줄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통신은 “캐나다와 영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비슷한 조치를 고려하는 만큼 (이번 결정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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