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北, 트럼프 행정부 때 경험으로 실익 없다고 판단"
"한미훈련에도 침묵, 북미 상황 악화 바라지 않는 것"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북한 전문가가 구체적 내용이 빠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침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건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북미 관계와 상황이 더는 악화되지 않길 바라는 것이며, 미국과의 대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미국이 좀 더 진전된 입장을 가져오길 기다리는 상황이라 반응을 안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이 지금 공개적으로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했는데, (대북 정책 방향이) 결정된 건 아니다"라며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화 제의만 하고 채널을 열자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요구였는데도 한미훈련에 반응 없는 건 이례적"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침묵하는 건 이전 행정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때 경험한 학습효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대화 제의만 한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상황"이라며 "구체적 내용이 있었다면 반응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 연구위원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 게 "이레적"이라며 북미관계를 꼬이지 않게 하려는 계산이 깔렸다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 최고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 걸 고려하면 (반발하지 않는 건) 이례적"이라며 "미국이 아직 새 대북정책을 안 내놨는데, 만약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한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봤을 땐 북한도 상황 악화를 바라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 612호실 꾸린 것 보면 美와 대화 재개 원해"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류현우 전 쿠웨이트 대사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612호실을 만들어 대미협상팀을 꾸려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며 "반응이 있을지 없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반응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부 사정이 매우 어렵다"며 "얼마 전 중국에 대사로 내정된 리용남 경제부총리가 압록강 대교를 걸어서 건너갔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18일 열릴 예정인 한미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에서 대북 정책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당면 현안이니 얘기하겠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우선 문제라고 공언해 왔다"며 "대중 연합전선이 더 커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실추된 미국의 아시아 내 위상 복원과 한일 동맹관계 복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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