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배상 권고안을 은행권 최초로 받아들였다. 조만간 개최될 금융당국의 2차 제재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통지받은 라임펀드 관련 분조위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된 은행 중 당국의 배상 권고안을 받아들인 것은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앞서 금감원은 분조위를 열고 우리은행이 판매했던 라임펀드에 55%의 기본 배상률을 적용하고, 투자자별로 비율을 조정해 투자 원금의 40~80%를 배상하도록 권고했다. 이번 분쟁조정 관련해 우리은행에서 미상환된 금액은 총 2,703억 원 규모(1,348계좌)에 달한다.
이번 분쟁조정 대상이 되는 펀드는 환매 연기된 톱(Top)2 펀드와 플루토, 테티스 등이다. 우리은행은 해당 펀드 피해자들에게 즉각 배상금을 지급한 뒤 나머지 펀드 가입자들에게도 자율 조정을 확대해 배상해줄 계획이다.
이번 결정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금감원 제2차 제재심의위원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입장에선 징계 수위가 정해지기 전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금감원이 100% 배상을 권고한 라임무역펀드에 대해서도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배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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