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플랫폼-호텔 간 '최고 대우 조항' 손질
가격 비교하는 수고 늘겠지만, 가격은 더 낮아질 듯
호텔예약 플랫폼. 부킹닷컴 캡처
천편일률적이었던 호텔 예약 사이트의 방 판매 가격과 조건이 앞으로 달라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사이트를 잘 비교 검색만 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호텔을 예약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호텔 예약 플랫폼(OTA) 사업자와 국내 호텔 간 계약에서 '최고 대우 조항'을 시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치에 해당하는 예약 플랫폼은 △인터파크 △부킹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등 총 5곳이다.
그동안 이들 업체는 국내 호텔과 계약하면서 다른 플랫폼에 더 유리한 조건에 방을 내놓으면 안 된다는 조항을 내걸었다.
예컨대 한 호텔이 플랫폼 A를 통해 객실을 1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면, 나머지 플랫폼 B, C 등에도 10만 원 미만에 객실을 내놓을 수 없다. 특정 기간 공급하는 객실 수나 취소 가능 여부와 같은 세부 조건에도 같은 조항이 붙었다. 결국 국내 숙박업체들은 모든 플랫폼에 사실상 같은 가격과 조건으로 숙박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공정위가 플랫폼과 호텔 간 계약서 점검에 나섰고, 5개 플랫폼 모두 스스로 최고 대우 조항을 삭제하거나 적용 범위를 좁혔다.
공정위는 이 같은 조치로 가격경쟁이 유발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근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그동안 숙박업체들은 특정 플랫폼을 대상으로 객실 요금을 낮추는 등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시행할 수 없었다"면서 "신규 플랫폼들도 기존 플랫폼보다 낮은 객실 요금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소비자들은 예약 플랫폼별로 객실 가격을 비교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늘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더 낮은 가격에 호텔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 과장은 "이 조치를 선행한 유럽의 실증분석 사례를 보면 가격 인하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가격, 전망 등 소비자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이 달라서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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