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쪼그려 하던 참외농사, 앞으론 서서 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쪼그려 하던 참외농사, 앞으론 서서 한다

입력
2021.03.15 10:45
수정
2021.03.15 11:06
0 0

경북도, 참외 수경고설재배기술 개발 잰걸음
노동력 절감·생산성 향상·농민건강 도움 기대

경북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참외 수경고설재배 현장.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경북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참외 수경고설재배 현장.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참외는 달콤한 향과 맛,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인기가 좋은 과일이다. ‘성주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이 전국 재배면적의 70% 이상, 인근 칠곡군 등을 포함하면 경북이 전국 88%를 차지하는 경북 특산품이다. 성주군 한 곳에서만 참외 재배로 벌어들인 수입(조수입)은 5,000억원을 넘을 정도다.

하지만 농촌 일손부족으로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대로라면 수십 년 뒤에는 참외 맛을 보기 어려울지 모를 일이다.

경북농업기술원이 나섰다. 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는 참외 스마트팜 구축과 재배기술의 디지털화를 추진키로 했다. 2023년까지 50억원을 투입한다. 농촌진흥청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집중 육성 작목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것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수경고설재배 현장. 베드를 무릎높이 정도에 설치하고, 오이처럼 매달아 키우는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수경고설재배 현장. 베드를 무릎높이 정도에 설치하고, 오이처럼 매달아 키우는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우선 수경고설재배 기술 개발에 나섰다.

참외는 땅바닥에 순이 넓게 퍼져나가는 생육특성상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굽혀 순을 치거나 수확할 수밖에 없어 노동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고령자들이 장시간 참외 관리나 수확이 어려운 이유다. 비닐 아래 호스를 넣어 비료를 주거나 병해충을 방제하는 것은 일반화했지만, 아직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허리를 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경고설재배는 사람 허리높이 정도에 받침대를 설치하고, 흙(상토)을 넣은 뒤 참외를 심어 재배하는 농법이다. 영양분은 생육에 필요한 요소를 물에 녹여 공급한다. 무엇보다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돼 관리와 수확이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또 시설재배 농민들에게 만연한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참외보다 순이 뻗어 나가는 폭이 좁은 딸기 재배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반 토경재배보다 시설비가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660㎡ 기준 일반 비닐하우스는 1,500만원 조금 더 든다. 수경고설재배비닐하우스는 베드와 양액공급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해 1,000만원 가량 추가된다.

도한우 과채류연구소 팀장은 "기존 비닐하우스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시설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일반 재배법보다 생산량이 20~30% 가량 많고, 농사짓기가 수월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거리 수송에 적합한 수출용 품종을 선발하고, 수확 후에 신선도를 장시간 유지할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역 대학 등과 산학연 협력단을 운영해 안정적인 참외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유통 수출 지원조직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신용습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참외는 우리나라 고유의 과채류로, 주로 국내시장 위주로 소비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내수시장 유지와 수출시장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