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25일 한일전 나설 24인 발표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일전에 나설 한국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주사위는 던져졌다. 파울루 벤투(56)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년 만의 친선 A매치 한일전’을 열흘 앞둔 15일 소집 명단 24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22일 소집해 일본으로 출국, 25일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 뒤 이튿날 귀국한다. 국내 복귀 선수들은 파주 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이동, 4월 2일까지 코호트 격리 속에 훈련을 진행한 뒤 소속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벤투 감독이 발표한 24명의 소집 명단엔 황의조(29ㆍ보르도), 김민재(25ㆍ베이징궈안), 김진수(29ㆍ알 나스르), 황인범(25ㆍ루빈카잔), 김문환(26ㆍLA FC) 등 핵심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빠지면서 정예 멤버 구성은 어려워졌는데, 이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전에서 다친 손흥민(29ㆍ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25ㆍ라이프치히), 이강인(21ㆍ발렌시아) 등 나름의 흥행카드는 포함됐다.
‘오스트리아 학습효과’에도 다친 손흥민까지?
어느 때보다 떨리는 한일전이다. 일본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더 떨린다. 자칫 소집 이후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대표 선수가 소속된 팀은 물론 해당 리그 진행 여부에도 타격이 큰 탓에 우려가 앞선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아스널전에서 경기 중 다쳐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선수와 스태프 10여명이 확진 된 ‘오스트리아 학습효과’가 결정적 배경이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과 협회 입장에선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대비도 하고, 중계권료를 포함한 수익도 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라 부정적인 여론을 감내하고서라도 웬만하면 가능한 자원은 최대한 끌어 모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명단 발표에 앞서 ’북런던 더비’로 치러진 아스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다쳐 전반 19분 교체 아웃 된 손흥민을 굳이 명단에 포함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부상 정도나 검사 결과에 대해 축구협회와 토트넘 구단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며 “부상 정도에 따라 최종적으로 명단에서 제외할지, 포함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 6명에 전북ㆍ포항 0명…벤투 “철학에 맞는 선발”
24명 소집 명단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구단은 울산이다. 골키퍼 조현우(30)를 비롯해 원두재(24), 김태환(32), 홍철(31), 윤빛가람(31), 이동준(24)까지 총 6명이 포함됐지만, 지난 시즌 우승팀 전북과 3위 포항 선수는 24명 중 한 명의 선수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내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를 뽑았으며, 구단을 보고 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전북엔 김보경(32)을 비롯해 이용(34), 홍정호(32), 이승기(33), 김승대(30) 등 국가대표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여럿 있는데다 포항에도 송민규(22) 등 경쟁력이 입증된 자원들이 포진해 있음에도 모두 발탁되지 않아 충분한 공감을 얻진 못했다.
최근 '도착 이후 5일 이상 자가격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면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특별 규정에 따라 구단 차원에서 차출을 거부했을 거란 추론도 가능하다.

울산 선수들이 9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인천과 경기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공교롭게도’ 울산 선수가 대거 포진한 이번 선발 결과는 한일전 이후 K리그1(1부리그) 우승 경쟁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경우 주축 선수가 6명이나 돼 컨디션 조절이나 팀워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번 일본 원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한다면 타격은 더 커진다.
벤투의 항변 “우리가 할 일은 해나가야”
벤투 감독은 숱한 우려에 대해 “방역 지침에 영향을 받지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가 할 일을 해나가야 한다”며 한일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2019년 11월 A매치를 치른 뒤로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을 치르기까지 1년 동안 한 번 밖에 정상적으로 소집을 하지 못했다”라며 “그간 아예 보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의무팀에서 지난해 11월보다 더 철저하고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의무분과위원회 회의를 통해 방역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내과 전문의와 정형외과 전문의가 함께 대표팀에 동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5일 한일전 A매치 소집 명단
▲GK=조현우(울산)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DF=김영권(감바 오사카) 원두재 홍철 김태환(이상 울산) 박주호 박지수(이상 수원FC) 김영빈(강원) 윤종규(서울)
▲MF=주세종(감바 오사카) 이동준 윤빛가람(이상 울산) 남태희 정우영(이상 알사드)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손흥민(토트넘) 엄원상(광주) 나상호(서울) 황희찬(라이프치히)
▲FW=이정협(경남) 조영욱(서울)
*황희찬은K=조현우(울산)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DF=김영권(감바 오사카) 원두재 홍철 김태환(이상 울산) 박주호 박지수(이상 수원FC) 김영빈(강원) 윤종규(서울)
▲MF=주세종(감바 오사카) 이동준 윤빛가람(이상 울산) 남태희 정우영(이상 알사드)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손흥민(토트넘) 엄원상(광주) 나상호(서울) 황희찬(라이프치히)
▲FW=이정협(경남) 조영욱(서울)
*황희찬은 소속팀과 주정부 사이에서 선수 목적지 및 여정표 확인 후 격리 면제에 대한 부분을 논의 중. 격리 면제가 안 될 경우 제외하고 23명만 소집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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