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마 알아사드 영국·시리아 이중국적
英 경찰, 테러 조장 혐의 예비 수사 착수
‘지옥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시리아 영부인 아스마 알아사드(45)가 테러를 조장했다는 혐의에 대해 영국 경찰이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부인이자 영국 태생인 그의 영국 국적 박탈 가능성도 커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은 지난해 7월 전쟁범죄 부서에서 시리아 사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이 가운데 아스마는 테러를 돕고 부추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아스마가 영국 국적을 잃고 기소될 수 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앞서 2017년에도 영국 의회 내에서 아스마의 영국 국적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시민권 박탈을 넘어 실제 기소와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에 시리아 관련 자료를 넘긴 ‘게르니카 37’ 측은 영국 방송인 스카이뉴스에 “아스마의 혐의가 입증되면 기소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적으로는 국적만 박탈하는 것이 편리하겠지만, 10년 내전에서 희생된 수십 만명 민간인을 위해선 옳지 않다”고 말했다. 게르니카 37은 국제 전쟁범죄, 인권 침해 등에 관한 사안을 다루는 변호사 단체다. 다만 일간 더타임스는 아사드가 영국 법정의 소환에 응할 것 같지는 않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이 진행될지도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아스마는 영국 런던의 시리아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영국ㆍ시리아 이중국적자다. 런던 킹스칼리지를 졸업한 뒤 199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에서 일했다. 런던에 유학 온 아사드와 만난 뒤 2000년 결혼하며 시리아로 떠났고 세 자녀를 뒀다. 당시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에 여성ㆍ인권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높은 인기를 얻었고 ‘사막의 장미’ ‘아랍의 다이애나’로 불렸다.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일어날 때 까지만 해도 서구 교육을 받은 아스마가 남편을 설득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반정부 시위 유혈진압을 벌인 남편을 전폭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고, 국제적 평가가 급 반전했다. 특히 아스마가 내전 와중에 고가의 명품을 계속 구입했다는 폭로가 이어지자 이후 서방 언론들은 프랑스 혁명 여파로 루이 16세와 함께 단두대에 오른 프랑스 왕비의 이름을 따 ‘시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 ‘지옥의 퍼스트레이디’라는 악평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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