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 원대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 7000만 원 돌파
투자자 신뢰도 높아져...대체 투자처로 '인정'? 분위기
가상통화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 시장에서 사상 처음 7,000만 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더해 기업과 투자기관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000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7000만 원 넘어서며 재질주
14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1개는 7,03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5시 13분 7,000만 원을 사상 처음 넘어선 뒤 한때 7,120만 원까지 치솟았다. 업비트 등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1개당 가격이 7,000만 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0여 일 만에 70% 가까이 폭등한 뒤 4,900만 원대까지 폭락했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인 자산"이라며 "투기적 자산인 만큼 손실 우려가 크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높다"고 했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머스크처럼 부자가 아니면 비트코인 투자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랬던 비트코인이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개당 가격 7,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넘치는 유동성 영향이 크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1조9,0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추가 재정 부양책'에 서명하면서 이 중 일부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 대규모 재정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가상자산이 대체투자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동성 증가 기대 높아지는 데다, 대체 투자처로 각광
가상화폐에 대한 기업과 기관 투자자의 신뢰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을 시작으로 테슬라 등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에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스터카드도 가상통화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으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뱅크오브뉴욕(BNY) 멜론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고수익 투자처로 국내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국내 증시 횡보가 길어지면서 대안 투자처 중 하나로 가상자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이한 점은 채권금리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애플, 테슬라 등 기술주 주가가 하락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 비트코인 가격만 '나 홀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위험자산으로 평가받는 비트코인은 그동안 테슬라 등 주요 성장주와 함께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다만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1월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1억6,00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손실 우려가 크다"는 옐런 장관을 뒷받침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019년 초 이후 약 1,000% 급등해 지난 수십 년간 큰 폭으로 올랐던 다른 자산들로부터 얻는 수익보다 훨씬 더 컸다"면서 "비트코인은 모든 투기의 어머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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