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팀 첫 경기에서 여주FC에 4-1 완승
4골 중 3골이 23세 이하 선수가 기록
김병지 "유럽형 디비전시스템에 한 발 더"
“프로 23세 이하(U-23) 자원인 만큼 K4리그에서 가능성 있는 모습을 보여 K리그1(1부리그)에서도 뛸 수 있는 게 목표입니다.”
?강원FC 조윤성(22)
“아마추어 선수 위주인 우리팀 선수들에겐 프로와 부딪치며 배우고, 또 프로 관계자들 눈에 띌 수 있는 기회도 얻는 만큼 자극제가 될 것 같습니다.”
?여주FC 채선일(27)
젊은 프로선수들에겐 도약의 기회, 프로 입성을 꿈꾸는 세미프로 선수들에겐 짙은 동기부여 기회가 열렸다. 프로축구 K리그 구단 최초의 B팀으로 아마추어리그인 K4리그에 참가한 ‘강원FC B’의 역사가 시작됐다. 팀의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취임 일성을 던진 이영표 대표가 ‘씨를 뿌리고 물을 주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팀이다.
강원 B는 국내 성인축구 4부리그 격인 K4리그 개막경기가 열린 14일 경기 여주종합운동장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비록 완전한 형태의 프로무대는 아니지만, K리그1(1부리그) 출전 기회가 적은 젊은 선수들에겐 경기 감각을 유지하며 ‘콜 업’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구단 입장에선 K4리그 시즌 초반 5차례 홈경기를 강원 철원군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연고지 팬들과 접점도 높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강원 B는 유럽형 디비전시스템에 한 발 더 다가선 계기”라면서 “제도 정비를 해가며 다른 프로구단들도 B팀을 창단해 하부리그에 참가한다면 팀은 물론 국내 성인축구의 경쟁력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실제 이승우(23)의 FC바르셀로나(스페인)도 리저브 팀인 B팀을 운영, 하부리그인 세군다 디비전에 참여하고, 유망주 위주의 후베닐 AㆍB팀, 카데테 AㆍB등을 쪼개 운영한다.
강원 B의 출범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12월 K3ㆍK4리그를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와 협의해 프로팀이 별도 B팀을 구성해 K4리그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면서 가능해졌다. 단 11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U-23 선수가 7명 이상이어야 하며, 프로 경기에 출장한 횟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B팀 참가가 제한된다. B팀 운영 목적을 철저히 선수 육성에 맞췄단 얘기다. 강원 B의 박경배(20)는 “뛸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B팀에서 출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선수로서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강원 B의 출범은 강원FC뿐 아니라 세미프로 리그인 K4리그에도 자극이 된다. 과거 내셔널리그(실업축구) 구단들이 자리잡은 K3리그엔 축구로만 먹고 살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만, K4리그 환경은 조금 다르다. 이날 강원 B를 상대한 여주FC엔 강원FC 출신 박천호(27)를 비롯해 공익근무를 위해 이 팀으로 임대 온 채선일과 윤상호(29) 등 프로 출신 선수들이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프로 무대를 밟지 못한 20대 초반 선수들이다.
심봉섭 여주FC 감독은 “우리 선수 가운덴 식당이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뛰는 선수들도 있다”며 “구단 여건상 당장 상위권이나 K4리그 승격을 노리기보단,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프로 선수와 대결이 큰 동기부여가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채선일도 “아무리 상대 선수들이 어려도 프로는 프로”라면서도 “강원으로 인해 보는 눈이 많아진다면 (프로 진출이라는)간절함을 안고 뛰는 K4리그 선수들도 한 발 더 뛰려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 B는 출범 첫 경기에서 U-23 선수들이 무려 세 골을 합작하며 4-1 대승을 거뒀다. 첫 골은 전반 16분 지의수(21)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의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여주FC는 후반 8분 임정빈(28)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강원 B는 후반 18분 안경찬(23)의 결승골과 24분 양현준(19), 후반 추가시간 1분 송승준(24)의 추가골로 대승을 거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