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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도 美 증시 조준... '연내 상장' 돌아선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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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도 美 증시 조준... '연내 상장' 돌아선 3가지 이유

입력
2021.03.13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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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팀장 이상에게 "국내외 상장 검토"
작년 매출 1조 원, 매출 대비 적자비중 40%→12%
쿠팡·네이버·SSG·카카오, e커머스 재편 움직임에
"몸집 키워야 살아남는다" 판단한 듯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한 쿠팡의 태극기 광고가 걸려 있다. 쿠팡 제공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한 쿠팡의 태극기 광고가 걸려 있다. 쿠팡 제공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데 이어 마켓컬리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나섰다. 올 초까지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던 마켓컬리가 궤도를 수정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건 쿠팡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지하 3층 대강당에 팀장급 이상 직원 150여 명을 불러 모았다. 코로나19 이후로 온라인 비대면 회의를 이어온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오프라인 회의를 열어 "기존 방식대로 회사를 운영해선 안 된다"며 연내 상장 계획과 상장을 목표로 삼은 세 가지 이유를 공지했다.

김 대표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WSJ는 김 대표가 연말 이전에 상장하는 계획을 금융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컬리의 연내 상장, 그 무대는 국내보다 미국으로 굳어지고 있다.

①공모시장 상황,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김슬아 대표. 연합뉴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김슬아 대표. 연합뉴스


컬리는 그동안 상장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사모펀드(PE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고 공모시장은 진입 문턱이 높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지난해 5월에도 컬리는 사모펀드를 통해 약 2,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000억 원 규모였던 적자를 흑자로 전환한 뒤 IPO를 검토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었다.

그러던 중 깜짝 발표된 쿠팡의 상장은 컬리의 계획에 '기존 방식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는 전환점을 제공했다. 현재와 같은 자금 조달 방식은 협상 및 유치에 최소 6개월이 걸리는 데다 막상 2, 3년 뒤 컬리가 IPO를 검토할 때에는 시장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상장을 서두르게 된 요인이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 말까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장 상황을 고려했다"며 "공모시장은 진입이 어렵지 일단 들어가면 자금조달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②매출 1조 원 달성, 승부수 던질 시점

컬리는 지난해 연매출이 약 1조 원에 도달한 것을 '적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신호로 봤다. 특히 매출 대비 40%대에 달했던 적자 비중이 지난해 약 12%로 대폭 줄면서 회사 내에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김 대표가 미국 증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다 업계 안팎에서도 컬리의 최대주주 다수가 미국 국적이라 국내보다 해외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 많다. 컬리 관계자는 "이제 IPO 출발단계라 어디에 상장할지 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해주는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③e커머스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연초부터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빅플레이어(Big Player)'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컬리의 계획을 바꾼 결정적 이유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국내 e커머스 시장은 그야말로 '유통공룡'들의 전쟁터가 됐다. 쿠팡은 전날 미국 증시 상장으로 5조 원대 자금을 조달했고, e커머스 시장을 굳건히 지켜온 이베이코리아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막대한 사용자를 확보한 카카오까지 이베이 인수전에 가세했고, 신선식품에 강점을 지닌 컬리의 경쟁사 SSG닷컴이 최근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비롯한 사업제휴를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의 명운이 걸린 시점에 큰 자본을 끌어오지 못하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결국 몸집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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