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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미국 투자 확 늘린다…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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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미국 투자 확 늘린다…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입력
2021.03.12 21: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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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공장서 독자 생산능력 75GWh로 확대 계획
GM 합작사 얼티움 셀즈도 2공장 건설 추진
"美 사업 갈림길 SK이노 겨냥, 업계에 메시지" 해석도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배터리는 통상 완성차 업체와 공동 투자가 일반적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최소 5조 원 이상을 독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합작사 설립이 힘든 미국 내 전기차 스타트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를 겨냥한 것이다. 또 생산 능력을 늘려 SK이노베이션 없이도 미국 내 배터리 부족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급성장 미국 배터리 시장 잡아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친환경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자, 기존 미시간 공장(5GWh)을 포함해 미국 내 독자 생산능력을 총 75GWh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전기차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전에는 2025년 150만 대, 2030년 400만 대, 2035년 660만 대였던 전망이, 최근에는 각각 240만 대, 480만 대, 800만 대 등으로 크게 높아졌다.

글로벌 에너지컨설팅사인 우드 매킨지는 미국 ESS 수요가 지난해 1.5GWh에서 2025년 7GWh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텍사스 한파 등 영향으로 실제 수요가 더 가파르게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공장이 아닌, 독자 투자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린필드 프로젝트(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를 추진해 왔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현지에 최소 2곳 이상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로즈타운 모터스, 프로테라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에 납품 중인 배터리 수주 물량도 이미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덕에, 신설 공장에서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았던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도 새로 생산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의 배터리 공급부족 우려를 불식시켜 글로벌 자동차 업체 및 ESS업체들과의 미국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움 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움 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GM 합작법인, 2번째 공장 짓고 차세대 배터리 생산

LG에너지솔루션은 또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움 셀즈에 추가 투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1공장을 건설 중이며, GM과 함께 상반기 중 2번째 공장 투자 규모와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오하이오주 1공장과 비슷한 규모로, 차세대 첨단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이번 투자는 GM의 미래 전기차에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목표로 한다. GM은 2025년까지 30여 개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북미 지역에서는 이 중 20여 개 모델을 판매할 방침이다. 또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비중 역시 최대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업계에서는 영업비밀 침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SK이노베이션 견제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생산 능력을 키우기로 한 것은, 배터리 부족을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겨냥한 조치일 수 있다"며 "또 총 6,500여 명의 직접 고용 효과 등 경제적 효과를 강조했는데, 이 역시 SK의 논리에 맞서 미국 정부를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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