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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적신호 들어온 KCC

입력
2021.03.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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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 1위에서 꼴찌로, 주전들 체력 저하 여파
데이비스 부상으로 남은 시즌 결장 불가피
“위기의식 느낀 선수들과 라건아 활약 기대”

전주 KCC 선수들이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기운 빠진 모습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전주 KCC 선수들이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기운 빠진 모습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75.2 실점(10개 구단 중 1위)→93.5 실점(꼴찌).’

전주 KCC가 최근 4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실점과 그 전에 치른 40경기에서 보인 평균 실점이다. 18.3점 차이처럼 견고한 수비가 사라지면서 이달 성적(11일 현재)은 2승2패에 그쳤다. 게다가 팀 공수 주축인 타일러 데이비스가 부상으로 남은 게임 출전이 어렵게 됐다. 리그에서 적수가 없다던 KCC가 13연승이 저지되면서부터 점차 균열이 발생하더니, 이젠 선두마저 위협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KCC는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 데이비스가 결장하고, 세 번째 외국인선수 DJ존슨이 뛴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라건아와 함께 KCC 골 밑을 책임진 핵심 외국인 선수인데, 지난해 수술받은 왼쪽 무릎 연골에서 통증이 재발했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

KCC는 FIBA 아시아컵 예선 국가대표팀에 라건아가 차출될 것을 대비, 존슨을 추가로 영입해놓은 상태지만 데이비스의 공백을 극복하긴 쉽지 않다.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 44경기에서 평균 21분48초를 뛰며 14.2점 9.7리바운드(3위) 1.3블록슛(7위) 등을 기록했다. 골 밑 장악력을 바탕으로 한 외곽 공격을 주력으로 하는 KCC 전술에서, 데이비스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KCC 관계자는 “연골 결손으로 4주가량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데이비스를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존슨이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CC는 데이비스 공백뿐만 아니라 시즌 중반 때와 다르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월 24일 서울 SK에 의해 팀 최다연승(13연승)이 저지된 이후, 최근까지 12경기에서 5승7패에 그치며 선두팀의 위엄이 사라졌다. 6일 꼴찌팀 창원 LG에게 3점슛 21방을 얻어맞으며 속수무책으로 경기를 내주기도 했다. 선수들의 체력저하로 리바운드 이후 속공 전개와 세트오펜스 등의 전술이 원활치 않다 보니, 결정적인 상황에서 득점력이 떨어진 결과다.

전주 KCC 타일러 데이비스가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전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왼쪽 무릎 통증이 재발해 남은 정규리그 게임 출전이 불투명하다. 뉴스1

전주 KCC 타일러 데이비스가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전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왼쪽 무릎 통증이 재발해 남은 정규리그 게임 출전이 불투명하다. 뉴스1

전창진 KCC 감독 지적처럼 수비력도 문제다. 12연승이 끝난 이후 실점이 올 시즌 평균(76.9점)보다 6.9점이나 늘었다. 연패에 빠진 이달에는 경기당 93.5점이나 내주며 10개 팀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리바운드 개수 역시 급감했다. 이번 시즌 경기당 37.3리바운드를 따내며 전체 1위인데, 최근 12경기에서는 32.2개로 공동 8위에 그쳤다. KCC의 상징인 외곽에서 발 빠른 가드들이 압박수비를 펼치고 골 밑에서 제공권을 장악하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KCC가 뒤처진 사이 2위인 울산 현대모비스는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두며 1경기 차이(11일 현재)로 바짝 추격했다. KCC는 1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 이어 20일 현대모비스와 격돌한다. 김도수 SPOTV 해설위원은 “송교창, 이정현 등 주전 의존도가 높다 보니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만 선수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데다, 그간 데이비스에게 가려져 있던 라건아가 건재하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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