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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 테이프 발명' 엔지니어…추억 남기고 94세 일기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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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 테이프 발명' 엔지니어…추억 남기고 94세 일기로 떠나

입력
2021.03.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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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카세트 테이프 발명한 루 오텐스 별세
오디오계 한 획을 그었지만 늘 겸손
"사람들은 추억 때문에 테이프를 그리워한다"

카세트 테이프를 발명한 네덜란드 엔지니어 루 오텐스. EPA 연합뉴스

카세트 테이프를 발명한 네덜란드 엔지니어 루 오텐스. EPA 연합뉴스

카세트 테이프를 발명하고 CD 개발에도 참여했던 네덜란드 엔지니어가 지난 주말 숨을 거뒀다.

네덜란드 일간 NRC는 10일(현지시간) 가전업체 필립스 출신 엔지니어 루 오텐스(94)가 지난 6일 네덜란드 브라반트주(州) 두이스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오텐스의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텐스의 재능은 어려서부터 남달랐다.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했던 청소년 시절, 나치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의 방송을 듣기 위해 직접 라디오를 만들었다. 독일군의 전파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낡은 안테나를 개조해 달기도 했다.

이런 그의 능력은 필립스에 입사하며 빛을 발했다. 제품개발팀에서 일하던 오텐스는 1963년 카세트 테이프를 발명했다. 베를린 전자전시회에서 첫 선을 보인 카세트 테이프는 지금까지 1,000억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텐스는 카세트 테이프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1972년부터 카세트 테이프의 잡음을 줄일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 1982년 팀원들과 함께 CD를 선보였다.

오디오계에 한 획을 그었던 오텐스지만 늘 겸손했다고 NRC는 전했다. 본인을 치켜세우는 말에는 늘 "내가 아닌 우리 팀이 만든 것"이라고 답을 했다는 전언이다.

카세트 테이프는 최근 레트로 열풍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레이디 가가 등 유명 팝가수들이 카세트 테이프로 새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도 첫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음반을 지난해 카세트 테이프로도 판매했다. CD와 디지털 음원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던 카세트 테이프의 '제2의 전성기'라 할 만하다.

오텐스는 이를 사람들의 추억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생전 NR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카세트 테이프의 음질은 CD에 비교도 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그저 예전 추억을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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