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서 '유화+경고' 메시지?
"공동이익 극대화하자...내정에는 간섭 말라
? '애국자 통치하는 홍콩' 위해? 선거제 개편"
18일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 앞두고 자신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1일 미국을 향해 “화해하면 서로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다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양국이 공동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핵심이익과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18일 열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양국의 첫 고위급 전략대화를 앞두고 유화 제스처를 보내되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리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수년간 중미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을 각각 세계 최대 개도국과 선진국이라고 규정한 뒤 “수교 이래 40여 년이 지났지만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었던 건 양국의 근본이익에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지난달 10일 양국 정상의 통화를 거론하며 “충돌을 막고, 상호 존중하며,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리 총리는 “역사와 문화, 발전단계, 사회제도가 모두 다른 양국은 상호 모순과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다만 “서로 평등하게 대화하면서 다양한 분야, 다층적 대화를 통해 단번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의견을 교환하고 갈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다양한 충격에도 불구, 양국 무역규모가 4조1,000억 위안(약 715조 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고 경제지표를 적시하면서 “미국과 협력할 분야가 많고 양국 모두 세계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하는데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험난한 파고를 넘어서자”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전인대 전체회의를 통과한 ‘홍콩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제도를 바꾼 것”이라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국양제 외에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리고 고도의 자치를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국가안전을 수호하는 홍콩 정부의 철저한 법 집행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은 반중 성향 인사의 공직 진출을 차단하는 내용의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전인대에서 처리되자 즉각 비판 입장을 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이 스스로의 약속을 어기고 홍콩 내 민주적 토론 공간을 도려내려 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국제적 책임과 법적 의무 이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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