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회의에는 추상적 아이디어가 아닌 완전한 형태의 모형을 가져오라.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파워포인트 발표는 금지, 대신 6쪽짜리 완성된 보도자료 형태의 글을 써오라. 팀 간 의사소통은 필요 없다. 프로젝트는 한 팀이 도맡아서 해결하라.
일반적인 기업 조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마존의 독특한 업무 원칙에 적잖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아이디어 단계일 뿐인데 완성된 모형을 만들고 제품 출시 보도자료를 만들라니 순서가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마존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올랐던 두 저자는 아마존 성공의 핵심 요소로 책 제목인 ‘순서 파괴’, 다시 말해 거꾸로 되짚어 일하기를 꼽는다. 고객의 만족을 먼저 설계한 뒤 역순으로 그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라는 것이다.
거꾸로 되짚어 일하기는 출시 준비를 마친 제품을 대중에게 알리듯 언론 보도자료를 쓰고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FAQ)을 미리 작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는 회의에 들어오는 직원들에게 설익은 아이디어를 늘어놓는 대신 완성된 모형과 그에 대한 자세하고 구체적 설명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방식은 구성원의 시각을 내부적 관점에서 고객 관점으로 돌려놓았고 더 높은 확률로 성공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저자들은 이 같은 원칙을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상세히 제시한다. 회사에 맞는 인재를 제대로 뽑기 위해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부터 팀 간 의존성을 줄이고 독립적으로 일하도록 하기 위해선 팀을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책 후반부에는 아마존의 핵심 서비스인 킨들, 아마존프라임,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을 어떻게 성공시켰는지도 서술한다.
이 책의 주어는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아니라 그와 그의 동료들이 구축한 경영 원칙과 시스템이다. 저자들은 성공 신화를 이야기하거나 두루뭉술한 원칙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실제 효과까지 제시한다. 모든 기업에 곧바로 적용될 내용은 아니겠지만 한 번쯤은 참고해볼 만한 지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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