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브라질 북부 파라주 노보 프로그레소시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 노보 프로그레소=AFP 자료사진
지구상 열대우림 3분의 2가 인간 때문에 파괴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를 막는 ‘자연 완충지대’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생태계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열대우림협회(RFN)는 9일(현지시간) 지구 표면의 약 13%를 뒤덮고 있던 1,450만㎢ 면적의 열대우림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36%만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RFN이 2002∼2019년 전 세계 열대우림 현황을 연구한 결과다. 열대우림 전체의 34%는 이미 완전히 사라졌고 또 다른 30% 역시 황폐해지고 있다. 두 면적을 합치면 약 950만㎢에 달한다. 2002년 이후 17년간 사라진 열대우림의 규모를 합하면 프랑스 영토보다 더 크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지구 열대우림 70%는 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와 아시아 파푸아뉴기니, 아프리카 민주 콩고 등에 분포돼 있다.
보고서 저자 아네르스 크로그 RFN 특별고문은 “인간이 나무를 대거 잘라내고 우거진 숲을 더 작게 쪼개고 있다”면서 “열대우림이 더 많이 파괴됨에 따라 기후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남은 지역을 보존하는 게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한 연구원이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구진은 인간의 소비가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고 봤다. 농업과 목축을 위한 벌목과 토지 개간뿐 아니라 에너지 사용, 국제 무역, 대두ㆍ팜오일 재배, 채광 산업 등 전반적인 인간의 활동이 지난 반세기 동안 열대우림에 가장 큰 위협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팜오일과 고무, 코코아와 같이 숲에서 얻은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이들 제품의 원료는 종종 불법으로 벌채된 땅에서 재배된다고도 전했다.
RFN은 열대우림이 지구의 생명체 절반 이상에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다른 그 어떤 생태계보다 탄소를 많이 흡수한다면서,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열대우림 상실이 감염병 대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크로그 고문은 “삼림 훼손은 자연의 타고난 바이러스 보호 작용을 해치고, 동물이 사람에 옮기는 새 병원균 출현의 위험으로 세계를 밀어 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만큼 세계가 열대우림 보존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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