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국토부에 '정상 추진' 의견서 제출
도민 뜻 무시하고 강행 갈등 다시 증폭
반대단체 “지사 즉각 사퇴해야” 반발
제주도가 결국 제주 제2공항 건설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도는 "국책사업 추진이 여론조사 찬반 숫자로 결정되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고 그 이유를 댔지만, 건설 반대 여론이 더 많은 상황에서 정반대 선택을 한 것이어서 "도가 지역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제2공항 건설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사흘간 2개 여론조사기관(한국갤럽ㆍ엠브레인퍼블릭)이 진행한 제주도민 찬반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두 기관의 여론조사에선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반면 제2공항 대상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조사에선 두 결과 모두 찬성의견 비율(60% 이상)이 반대보다 두 배 많았다.
원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한 이유에 대해 "여론조사는 구속력이 없다. 만약 여론조사로 결정할 사안이면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국책사업을 여론조사로 결정해서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여론조사 실시 이전부터 여론조사 결과는 정책결정을 위한 참고용일뿐이라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혔다. 도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공항 입지에 대한 성산읍 주민 수용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현 제주공항의 포화상태를 감안할 때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도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넘어 안전이 우려되는 등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의 입장을 요구한 데 대해 "무책임한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제주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책임을 제주도에 떠넘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문제의식이 든다"며 "국토부와 대통령은 여론조사에 뒤에 숨지 말고, 국가 백년대계와 제주의 미래발전을 위해 당당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도민 여론조사에 대해 제주도가 자체 의견 없이 결과만 그대로 전달하자, 국토부는 같은 달 25일 공문을 보내 이달 10일까지 도의 입장 제출을 요청했다.
도가 제주 제2공항 강행을 결정하면서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는 이날 긴급성명을 내어 "공식절차를 거쳐 확인된 도민의견을 거역한 원희룡 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도민회의는 이어 "국토부는 도지사의 의견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도민들의 뜻에 따라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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