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연체율 0.31%로 8개월째 0.3%대 유지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 조치로 부실 지연 우려

금융감독원. 뉴시스
지난해 말 역대 최저치를 찍었던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이 올해 들어 소폭 반등했다. 쌍용자동차가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연체채권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등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연체율은 아직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1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국내은행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1%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0.28%)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0.1%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0.4%대를 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물 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연체율은 줄어드는 ‘기현상’을 두고 착시효과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6개월씩 두 차례 연장한 탓에 부실이 지연된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1월 기준 만기연장 규모는 121조1,602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기업대출 중 대기업 차주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1월 대기업대출 연체율(0.36%)은 지난해 12월 대비 0.09%포인트 상승해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0.05%포인트)을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쌍용차가 지난해 12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국내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이 연체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서 각각 1,900억원, 250억원 규모의 대출을 연체하고 있다.
반면에 1월 가계대출 연체율(0.21%)은 지난해 12월보다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14%)은 동일했고, 신용대출(0.37%)만 0.04%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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