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생활 소식을 전하다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지만 대게는 아름답고 훈훈한 소식에 마음이 따뜻해지곤 합니다. 안 그래도 짜증 나고 화나는 일상 속에서 귀여운 반려동물과 따뜻한 반려인들의 스토리를 들으면 괜히 '아직 세상은 살만한가 보다~' 생각이 들곤 하는데요.
오늘도 지치고 힘든 일상 속 잠시나마 힐링이 될 만한! 아주 따뜻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들려왔는데요.
터키에서 대동물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군 우즈투르크는 농가의 소들을 정기검진하기 위해서 작은 마을로 왕진을 갔습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업무라 그리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예상대로 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오군은 마을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 멀리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작은 소녀를 발견했습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오군은 그 소녀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죠. 소녀의 등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업혀있었는데요. 최근 많은 눈이 내려 길이 눈으로 잔뜩 덮여 있었는데, 강아지를 업고 그 눈길을 헤치고 온 것입니다.
젬레 수 투르코스라는 이름을 가진 8살 소녀는 자신의 강아지 '파묵'이 아픈 것 같은데 동네에는 진찰을 받을 병원이 없고 동네에 수의사가 왔다는 소식에 개를 엎고 부랴부랴 달려온 것인데요. 젬레가 파묵을 업고 걸어온 거리가 무려 1.6km 정도였습니다.
오군은 자신이 가축을 돌보는 대동물 수의사였지만, 반려견을 치료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소녀를 실망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진찰 결과, 파묵은 피부병을 앓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그리 심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는 오군의 말에 걱정이 한가득이었던 젬레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지어졌는데요. 오군은 젬레에게 외부기생충 약을 지어주고 진찰을 마무리했죠.
오군은 자신의 개를 치료하기 위해 눈이 쌓인 길을 헤치고 온 젬레에게 감동을 받아 이날 진료비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젬레에게 또 하나의 선물을 주었는데요. 오군은 그 마을에 정기 검진을 갈 때마다 젬레의 집에 들러 파묵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군은 "어린 나이에 이렇게 행동한다는 사실이 인류에게는 큰 희망"이라면서 젬레의 행동을 크게 칭찬했는데요. 자신이 돌보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먼 길을 걸어 수의사를 찾아온 작은 소녀의 정성이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젬레의 정성 속에서 파묵이 늘 건강하길, 그리고 둘의 우정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랍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