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10억원대 저수지 정비공사 부실 시공 논란에도 막가파 공사
경북 경산시의 한 노후 저수지 정비공사에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다. 시공 중인 농수로관이 갈라지고 물이 새 농지 일부분이 갯벌처럼 변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5일 오후 5시 경산시 남산면 자라지못에서는 저수지 정비공사가 한창이었다. 저수지 바로 아래 농지 가장자리에 설치된 폭 1.2m, 높이 1m, 길이 수 백m 정도의 U형 농수로관 곳곳에는 세로 균열이 확연하게 보였다. 농수로 벽면은 방수 고무패드인 지수판이 그대로 노출된 데다 녹이 슨 철근은 지수판을 뚫고 나와 있었고, 인접 농지는 갯벌처럼 변해 있었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농수로에 농수가 흐르면서 이곳에 쌓여있던 페인트와 시멘트 가루 등 오염물질이 금간 곳을 통해 농지로 새어들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민들은 "포도나무 뿌리에 물이 고이면 한 해 농사를 망친다"며 "농수로 경사가 잘못되는 바람에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고, 농수로 군데군데 균열이 생겨 곧 무너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 농민은 "시청에 항의하니 인상이 험한 사람이 찾아와 '누가 민원을 넣었냐'고 몰아붙이는 바람에 노인들이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산시 관계자는 "농수로 경사는 작업 오차 때문에 생긴 것이고, 방수패드가 밀려나온 것은 보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산시는 지난해 6월부터 10억4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저수지 보수와 농수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7월2일 완공이지만 농민들은 부실공사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사중지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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