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청약 증거금 14.1조
카카오게임즈엔 못 미쳐
증권사 입금 오류 '북새통'
신청 급증에 1주 못 받을 수도
"요새 장이 워낙 안 좋아 불안 불안한데, 공모주만큼 안전한 수익도 없잖아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9일, 주식을 1주라도 더 받기 위한 개인투자자들의 공모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공모주 균등 배분제가 시행됨에 따라 전통적인 '큰손'들은 물론 소액 투자자들의 종잣돈까지 밀려들어 첫날부터 '돌풍'을 예고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6개 증권사에서 동시 진행한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의 통합 경쟁률은 75.87대 1로 집계됐다. 이날 모인 청약 증거금(증거금률 50%)은 14조1,474억원이었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SK바이오팜(5조9,000억원), 빅히트(8조6,000억원)의 첫날 증거금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다만 카카오게임즈(16조4,000억원)의 첫날 증거금 규모에는 못 미쳤다. 카카오게임즈는 이틀간 58조5,000억원의 증거금을 모아 역대 최대 기록을 보유 중이다.
이날 청약 경쟁률은 시작부터 빠르게 치솟았다. 청약이 시작된 지 4시간 만에 11조원을 끌어모았고 한 증권사에선 증거금 입금 오류가 발생하는 등 6곳 증권사의 애플리케이션은 하루 종일 접속이 폭주했다.
가장 많은 물량(37%)이 배정된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의 청약 경쟁률이 82.38대 1을 나타냈다. NH투자증권에 접수된 청약 신청 건수만 34만1,634건에 달했다. 그다음으로 물량이 많이 배정된 △한국투자증권이 78.16대 1 △미래에셋대우 63.32대 1 △SK증권은 30.9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배정 물량(5%)이 가장 적은 삼성증권의 경쟁률이 154.08대 1로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66.14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뜨거운 청약 열기는 올해 처음 도입된 균등 배분제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이 크다. 이 제도에 따르면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만 청약한 투자자라도 최소 1주 이상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청약자 수가 균등배분 주식 수를 넘어가면 증권사가 무작위 추첨으로 주식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이날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삼성증권의 경우 신청 건수(22만건)가 균등 배정 수량(14만3,438주)을 넘어가면서 일부 투자자만 1주의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상장 후 이른바 '따상(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오른 뒤 상한가 직행)' 등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극심한 데다 바이오주 인기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시들해진 탓에 주가 흥행을 확신할 수 없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격하게 위축된 투자심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 신청은 10일 오후 4시까지다. 코스피 상장은 18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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