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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채 숨진 9세 여아, 장례식도 못한 채 쓸쓸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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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채 숨진 9세 여아, 장례식도 못한 채 쓸쓸히 떠났다

입력
2021.03.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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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딸 A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입건된 계부 B씨와 와 친모 C씨가 지난 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9세 딸 A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입건된 계부 B씨와 와 친모 C씨가 지난 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20대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의 학대에 시달리다가 숨진 9세 여자아이가 장례식도 없이 쓸쓸히 한 줌의 재가 됐다.

9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인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교 3학년 A(9)양의 시신을 외할아버지가 지난 6일 인계를 받아 장례식을 치르지 않고 화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시신은 부검 후 인천 한 병원에 안치돼 있었다. 경찰은 A양의 친아버지에게 딸이 사망한 사실을 통보했으나 시신을 찾으러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양의 계부 B(27)씨와 친모 C(28)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지난 5일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학대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학대치사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A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해 훈육 목적으로 플라스틱 옷걸이로 체벌하거나 밥을 주지 않은 적이 있다"면서도 "손으로는 때리지 않았고 사망 당일에도 체벌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B씨 역시 "꿀밤 정도 때린 적은 있지만 학대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C양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 여러 부위에서 손상을 확인했고 사인은 미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실제 A양 시신 곳곳에서는 멍자국이 발견됐다. 또 몸무게가 또래보다 10㎏ 적은 15㎏가량으로 추정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A양의 오빠(10)는 경찰에서 "동생이 아빠에게 맞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A양 남매를 낳았고 B씨와는 지난 2017년 7월 결혼했다. A양 남매는 A양이 숨진 새학기 개학 첫날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등교수업이 재개된 지난해 5월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남매는 친부에게도 학대를 당했으며 2016~2018년 아동복지시설에서 살기도 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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