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대구·경북', 분야는 '예체능'에서 급감

신학기 등교가 시작되면서 조용했던 학원가도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온 초?중?고등학교 연간 사교육비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교육 참여와 시간도 전년보다 뚝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학원가에 대한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전국 3,000여 초?중?고등학교 학생 8만여명을 대상으로 5~6월, 9~10월 두 차례 온라인?서면으로 설문한 결과다.
코로나19도 고교생 사교육비는 못 꺾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도 32만2,000원보다 줄어든 28만9,000만원을 기록했다. 초등학생 사교육비가 29만원에서 22만1,000원으로, 중학생 사교육비가 34만원에서 32만8,000원으로 줄었다. 특히 예체능 사교육비는 8만3,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30%가량 줄었고,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전년보다 39.2%포인트 줄어든 9.5%에 그쳤다. 하지만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그 와중에도 36만7,000원에서 38만8,000원으로 늘었다.
이를 통해 추정한 지난해 3~5월, 7~9월 6개월간 사교육비는 약 9조3,000억원으로 전년도 10조5,000억원보다 11.8%가량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계소비 패턴이 급격히 변해 연간 사교육비를 추정하지 않고, 설문조사기간 사교육비만 산출했다”고 밝혔다. 연간 사교육비는 2015년 17조8,346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18조606억원 △2017년 6,703억원 △2018년 19조4,852억원으로 학생수 감소에도 꾸준히 증가추세를 이어 갔었다.
확진자 많았던 대구·경북 사교육비 급감
사교육비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사교육 자체를 안 하거나, 하더라도 시간을 대폭 줄였다. 사교육을 안 받는 학생은 2019년 25.7%에서 지난해 33.5%로 늘었고, 사교육을 받더라도 주당 참여시간은 평균 6.5시간에서 5.3시간으로 줄었다.
지역을 나눠 살펴보면 코로나19 영향이 더 뚜렷하다. 1인당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줄인 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으로 2019년 27만6,000원에서 지난해 23만1,000원(16.3%↓)을 기록했다. 반면 확진자가 적었던 호남?제주 지역(2020년 23만2,000원)의 사교육비 감소폭은 1%에 불과했다.

교육부 제공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 사교육비, 200만원 미만 가구의 5배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9년 43만3,000원에서 지난해 43만4,000원으로 소폭 늘었다. 특히 사교육 참여 고교생 사교육비 증가율(60만8,000원→64만원· 5.2%)이 높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양극화’는 지속됐다. 월평균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 학생의 사교육비는 50만4,000원으로 200만원 미만 가구 사교육비 9만9,000원의 5배에 달했다. 800만원 이상 가구 학생의 80.1%가 사교육을 받는 데 반해 200만원 미만 가구 학생은 절반인 39.9%만 사교육을 받았다. 성적 상위권 10% 학생의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하위 20% 학생 27만원의 1.8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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