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더딘 일본...주사기 대체 새 방법 시도
"일본인은 서양인보다 피하지방 얇아 가능"
일본 정부가 백신 물량 및 특수주사기 확보가 지연되면서 코로나19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도쿄 한 병원 관계자가 수령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온도를 점검하는 모습. 도쿄 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교토의 한 병원은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인슐린용 주사기를 사용해 접종 횟수를 늘렸고, 테루모라는 업체는 백신 1병으로 7회 접종이 가능한 새로운 주사기를 개발, 이달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둘 다 바늘 길이를 줄여 남는 액체를 최소화한다는 아이디어는 같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교토부(京都府) 우지(宇治)시 소재 우지토쿠슈카이(德洲會)병원은 당뇨 환자에게 쓰는 인슐린용 주사기를 사용하면 화이자 백신 1병으로 7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병원의 스에요시 아쓰시 원장은 인슐린용 주사기는 6회 접종이 가능한 특수주사기에 비해 내부에 약제를 남기는 분량이 적어 7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슐린용 주사기는 통상 피하주사로 사용돼, 근육주사에 쓰는 제품과 비교하면 바늘 길이가 절반 정도로 짧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일본인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인보다 피하지방이 얇아 인슐린용 주사기로도 근육주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은 이미 초음파 검사로 피하지방의 두께를 확인한 후 직원에 대한 접종을 시작했다고 한다.
1병으로 7회 접종하는 구상에 관해 일본 정부도 용인하는 분위기다.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성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부정하지 않는다"고 짧게 대답했다. 고노 다로(河野太?) 규제개혁 장관은 더 나아가 "아이디어를 내고 유연성을 발휘하는 아주 좋은 예"라며 환영했다. 화이자 측은 “첨부문서에 6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힌 대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의료기기업체 테루모가 화이자 백신 1병에서 7회 접종이 가능한 신형 주사기를 개발, 6일 정부 승인을 얻었다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1월부터 후생노동성의 요청을 받아 개발을 시작, 최근 완료하고 이달 말부터 자국 내 양산에 들어갔다. 내년 3월까지 2,000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인의 체형에 맞게 바늘 길이를 줄이고 본체와 일체형으로 설계해 주사기에 남아있는 액체를 최소화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접종을 시작한 일본은 이달 5일까지 의료 종사자 4만6,469명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반면 지난달 26일 접종을 시작한 한국은 5일까지 29만6,380명에게 접종했다. 일본의 약 7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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