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패턴에 빠지다…'지름신' 부르는 K리그 유니폼의 진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패턴에 빠지다…'지름신' 부르는 K리그 유니폼의 진화

입력
2021.03.10 14:30
22면
0 0
처용무와 호피 패턴을 적용한 울산의 2021 시즌 유니폼. 울산현대 제공

처용무와 호피 패턴을 적용한 울산의 2021 시즌 유니폼. 울산현대 제공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울산은 올해 유니폼에 두 가지 패턴을 적용했다. 원정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엔 울산의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무형 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처용무’를 패턴화한 줄무늬를, 골키퍼 유니폼엔 구단 상징인 호랑이 무늬를 패턴화해 적용했다.

10일 울산에 따르면 처용무 패턴엔 울산시가 개발한 ‘처용의 춤’ 문양을 활용, 연고지 대표 문화를 구단이 품으면서 지역사회와 유대를 높였다. 처용무는 동해 용왕의 아들 처용이 노래와 춤으로 역신으로부터 아내를 구했다는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용으로,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와 함께 뛴다는 의미를 더했다. 노랑색과 분홍색의 골키퍼 유니폼엔 호피 무늬를 담았다.

처용무와 호피 패턴은 구단 유니폼에 스토리를 담고, 활용도를 높이는 데 목적을 뒀다. 울산 관계자는 “두 패턴은 다양한 구단 용품은 물론 사무용지 등에 활용돼 확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 처용무 패턴은 울산이 새로 내놓은 응원용 머플러 등에 활용됐고, 호피 패턴은 마스크와 타월 디자인에 활용됐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처용무 패턴을 적용한 울산의 응원용 머플러. 울산현대 제공

처용무 패턴을 적용한 울산의 응원용 머플러. 울산현대 제공


호피 패턴을 적용한 울산 마스크. 울산현대 제공

호피 패턴을 적용한 울산 마스크. 울산현대 제공


다른 K리그 구단들도 저마다 재기발랄한 디자인에 다양한 스토리를 입힌 유니폼들을 속속 내놓으며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골 스튜디오와 손을 잡은 대구는 홈 유니폼엔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를 상징하는 패턴을, 원정 유니폼엔 경기장 내에서 펼치는 ‘쿵쿵골!’ 음향 파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팬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수원FC도 수원화성 성벽을 모티브로 갑옷을 연상케 하는 패턴을 삽입, 디자인과 의미를 모두 잡았다.

인천과 강원도 지역 상징을 녹이면서도 강렬한 디자인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시즌부터 마크론과 손 잡은 인천은 유니폼에 ‘더 강하게’를 의미하는 ‘포르티시모(Fortissimo)’라는 이름을 붙였고, 홈 유니폼에 연고지를 상징하는 꽃인 장미의 가시를 형상화해 강렬함을 녹였다. 강원은 골키퍼 유니폼에 노랑색(봄)과 초록색(여름),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에 주황색(가을)과 흰색(겨울)을 활용해 가을의 사계를 담았다.

인천은 홈 유니폼에 시화인 장미의 가시를, 대구는 원정 유니폼에 팬들의 '쿵쿵골!' 응원의 음파를 형상화 한 패턴을 적용했다. 사진은 경합중인 인천 송시우(왼쪽)와 대구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은 홈 유니폼에 시화인 장미의 가시를, 대구는 원정 유니폼에 팬들의 '쿵쿵골!' 응원의 음파를 형상화 한 패턴을 적용했다. 사진은 경합중인 인천 송시우(왼쪽)와 대구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의 사계를 형상화 한 강원FC 유니폼.

강원의 사계를 형상화 한 강원FC 유니폼.


푸마와 손을 잡은 포항과 수원, 제주도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속에 팀의 상징을 녹였다. 포항은 포항제철소의 불빛이 형산강에 반사돼 붉게 반사되는 야경을 홈 유니폼에 담은 ‘뉴 스트라이프’ (NEW STRIPES)를, 수원은 흰색 바탕의 원정유니폼에 청색과 적색 패턴을 넣어 ‘청백적’을 효과적으로 담았다. 제주는 심플한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과 달리 골키퍼 유니폼에 포인트를 줬다. 스포츠 디자이너 조주형 라보나크리에이티브 대표는 “브랜드별 고유 디자인 속에서 원단에 패턴을 녹여 확장성을 높이는 업계 트렌드가 잘 반영된 사례들”이라고 평가했다.

포항의 '뉴 스트라이프' 패턴 유니폼. 사진은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신광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의 '뉴 스트라이프' 패턴 유니폼. 사진은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신광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문가들은 피아식별이란 전통적 기능을 넘어선 유니폼 디자인은 선수들와 팬, 지역을 연결하는 소통의 수단이 되면서 산업적, 사회적 기능까지 담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유니폼은 소속감을 드러내는 기능이 크지만 최근엔 팬들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기능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구단뿐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신규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다이내믹 피치(DYNAMIC PITCH)’를 모티브로 한 패턴을 제작, 홈페이지나 제작물은 물론 중계방송 그래픽에도 전면 적용했다. 연맹 관계자는 “K리그 고유 BI를 활용한 그래픽을 통해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리그 이미지를 연상시키도록 해 시청자들이 경기 정보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시청 몰입도 상승을 꾀했다”며 “방송사별, 플랫폼별 수준 격차 없이 중계 품질 상향 평준해 리그 가치를 높이겠단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의 새 BI '다이내믹 피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의 새 BI '다이내믹 피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의 새 BI '다이내믹 피치'를 형상화한 패턴.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의 새 BI '다이내믹 피치'를 형상화한 패턴.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형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