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는 '성과급 잔치'
최근 성과급 논란에 휩싸였던 SK텔레콤이 전직원에게 임금협상 타결금 800만원을 일괄적으로 지급한다. 인터넷과 게임 업계에서 잇따라 임금 인상이 진행된 가운데 직원들을 달래고 인재 유출도 차단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임금협상을 위한 '노사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임금협상 타결금 명목으로 전 직원에게 800만원을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최종 결정은 11일 조합원 총투표에서 정해진다.
이번 임금협상 타결금 800만원은 예년보다 2배 가량 많은 규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1.8% 늘었다. 하지만 노조는 "주주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한 결과 올해 성과급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또 노조는 예측 가능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성과급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넥슨, 넷마블, 쿠팡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근 임직원 연봉을 대폭 인상하면서 성과급 논란은 IT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능력있는 개발자들이 귀한 만큼 기업들은 서로 더 많은 연봉을 약속하는 상황이다. '배틀 그라운드'의 제작사인 크래프톤은 개발직군에겐 2,000만원을, 비개발직군에겐 1,500만원을 각각 연봉 인상 규모로 책정했다. 또한 컴투스·게임빌,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베스파 등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이례적인 연봉 인상에 동참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임금 협상 타결금 책정 과정에서 "SK텔레콤에 업계 최고의 인재가 모인 만큼 직원들에 최고의 보상을 하고, 또 최고의 인재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노사는 이번 합의에 따라 문제가 됐던 성과급 책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 등 대체 지표를 사용하기로 했다. 직원 개인의 성과급 규모 예측을 쉽게 해주기 위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을 넘어 IT 업계 인재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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