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로 비용 충당하면 재정 악화"
시민단체 "경제성·경쟁력 모두 없어"
재정자립도가 25% 수준인 강원도가 1,500억원 가까이 혈세를 들여야 할 컨벤션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강원도가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언급돼 재정건전성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7일 강원도가 춘천 레고랜드 예정부지 인근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국제전시컨벤션 센터 조성비용은 1,490억원이다. 모두 도비로 추진한다.
첫 단계인 부지(5만4,200㎡) 매입비용은 596억원이다. 사업비의 60% 가량인 894억원이 건축비로 들어가도록 예산을 짰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강원도는 컨벤션센터를 짓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사업에 1,500억에 가까운 혈세가 들어가지만 정작 강원도 재정은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25.5%로 전국 평균(45.2%)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지방채를 찍어내 누적 부채가 6,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강원도는 동계올림픽을 위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추진하다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빚을 진 적도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컨벤션센터가 없는 강원도의 상황이 인정돼 정부 승인을 받았다"며 "수도권과 가깝고 중도 내 테마파크 옆에 자리하는 장점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고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변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도 이 사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강원도가 사업 축소를 바탕으로 지난 1월에 의뢰한 용역에서도 경제성 결과 값이 0.49로 최소 기준 1에 한참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건설 중이거나 예정 중인 국제규모 전국 컨벤션센터는 2024년 건립 예정인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비롯해 무려 14곳으로 이미 포화상태"라며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코엑스, 킨텍스 등을 제외하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대다수 시설이 해마다 운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강원도당도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애당초 레고랜드 주차장을 짓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자체 당위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경제적 타당성의 기준인 비용편익이 1.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사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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