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ㆍ텍사스)이 시범경기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홈런은 맞았지만 세이브도 거뒀고, 감독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양현종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21개의 공을 던져 홈런 1개를 포함해 2피안타 1실점했다. 텍사스가 4-3으로 앞선 8회말에 경기가 끝나 양현종은 세이브도 수확했다.
양현종은 우타자 셸던 노이시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미국 무대 첫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후속 오마르 에스테베스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러나 우타자 D.J. 피터스에게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한복판에 몰린 변화구를 던졌다가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왼손 타자인 제임스 아웃먼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다음 타자 엘리엇 소토의 타구는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행운의 안타가 될뻔했으나 유격수 요니 에르난데스가 전력 질주로 걷어내 양현종을 도왔다.
MLB닷컴에 따르면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경기 후 "피홈런이 유일한 흠이었다"며 "우리 팀이 피터스의 정보를 더 많이 알았다면, 양현종이 다른 투구를 했을 것"이라고 양현종을 두둔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이 우리가 불펜에서 본 것처럼 공을 던지고 잘 제구했다"며 "에너지가 양현종의 투구에 영향을 주지도 않았고, 이는 아주 보기 드문 일"이라고 호평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또 "양현종이 아주 훌륭한 성격을 지녔고, 유머 감각도 좋다"며 양현종의 팀 적응도 칭찬했다.
양현종은 미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이었다"며 "타자도 (타석에) 섰고, 관중도 있어서 재밌게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다음에 등판하면 내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3주간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이므로 등판할 때마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공인구 적응에 100%까진 아니지만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빠른 볼이나 투구 밸런스가 좋은 편은 아니어서 전체적으로 변화구나 볼 자체가 높았다"며 투구 자세의 균형감을 찾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 경기 전에 한국 팬들이 오셔서 한국말로 좋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 장점을 좋게 평가해주는 구단에도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MLB닷컴은 이날 30개 구단 2021시즌 개막 로스터를 예상하며 양현종을 텍사스의 불펜으로 포함시켰다. 김하성(26ㆍ샌디에이고)은 백업 내야수로 분류했다. 류현진(34ㆍ토론토)은 부동의 1선발, 김광현(33ㆍ세인트루이스)은 3선발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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