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날 맞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3007명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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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오전 광주 치평동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앞에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시대 청년 여성들의 안정된 일자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대 여성 3명 중 1명 이상이 일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졸 이하 20대 여성은 이 수치가 약 절반에 이르렀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저학력 젊은 여성들이 가장 큰 피해자로 나타났다.
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날을 맞아 일과 돌봄의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20~50대 여성 노동자 3,007명 가운데 20.9%(629명)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3월 이후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재취업한 여성은 217명에 불과, 퇴직한 여성 3명 중 2명이 계속 실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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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학력별 코로나19 시기 퇴직 경험 유무. 여성정책연구원 제공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여성이 29.3%로 가장 높았다. 30~50대 평균 18.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특히 고졸 이하 20대 여성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4.8%가 일자리를 잃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30~50대 여성(20.1%)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직장을 그만둔 20대 여성 중 21.9%는 숙박음식점, 38.3%는 서비스·판매직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숙박음식점업은 휴업·휴직 등 고용조정이 이뤄지거나(76.6%) 소득감소를 경험한 비중(43.6%)도 가장 큰 분야다. 하지만 고용보험 사각지대여서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수혜율은 각각 6.1%, 9.7%로 모든 업종에서 가장 낮게 나왔다. 20대 여성은 기댈 곳도 없었던 셈이다.
그나마 상용직으로 일하다 그만둔 여성은 40.6%가 다시 취업했으나, 임시·일용직으로 일한 여성은 28.1%만 재취업했다. 5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에서의 퇴직 여성은 38.9%가 재취업한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퇴직한 여성은 25.7%만 재취업해 취약노동자일수록 일자리 위기가 앞으로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정책연구원은 “20대 여성은 비필수·고대면·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숙박음식업 등에 많이 종사하다보니 일을 그만둔 비중도 높은데다, 재취업한 20대 여성의 약 25%가 여전히 비슷한 업종에서 일자리를 구해 아직도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여성정책연구원은 음식점·카페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피해를 본 업종의 고용보험 미가입 노동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20대 청년 여성에 대한 맞춤형 일자리 확대, 성차별적 구조조정 방지를 위한 사업장 지침 마련 등을 시급한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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