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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아 세포 활용한 백신 논란에... 천주교 "낙태 반대해도 접종 괜찮아"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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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아 세포 활용한 백신 논란에... 천주교 "낙태 반대해도 접종 괜찮아" 지침

입력
2021.03.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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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받는 동작구청 직원 (서울=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보건소 코로나19 예방 접종실에서 직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 접종받는 동작구청 직원 (서울=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보건소 코로나19 예방 접종실에서 직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일부가 연구개발 과정에서 낙태아 세포를 활용해 만들어졌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천주교가 “낙태(인공임신중절)에 반대하면서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내부 지침을 내놨다.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가톨릭주교회의가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낙태아와 무관하게 개발된 백신을 맞으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은 상황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하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의 ‘코로나19 백신의 윤리적 측면에 관한 사목 지침’을 이달 4일 교구 신부들에게 발송했다. 사목 지침은 신자 지도용 지침이다. 일부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이 인공임신중절된 태아의 세포로부터 추출된 세포주를 활용해 만들어져 이를 접종하는 것은 천주교 교리상 불의한 행위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논란이 교계에서 불거지자 위원회가 교황청 입장을 바탕으로 지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위원회는 지침에서 “다른 백신을 선택할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일반 국민이 낙태된 태아의 세포로 만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인된다”라고 설명했다. ‘악에 대한 협력’이라 불리는 윤리적 문제가 불거지지만 백신 접종은 적극적 협력이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감염병 확산을 저지해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고 긴박하다는 점도 덧붙여졌다.

지침은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다만 자신과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공동선을 추구해야 할 책무는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을 인공임신중절을 반대하는 양심상의 이유로 거부한다면 다른 예방 수단과 적절한 행동으로 감염원을 옮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21일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사용의 도덕성에 관한 공지’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천주교가 인공임신중절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위원회는 “(백신 접종의) 도덕적 용인은 낙태 행위 자체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선한 결과를 얻으려고 악을 행하는 것은 아무리 중대한 이유가 있더라도 정당하지 않다’는 설명이 뒤이었다.

같은 이유로 위원회는 "백신의 연구나 개발을 위해서라도 낙태된 태아의 세포로 만든 세포주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면서 “제약회사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백신을 연구하고 생산해야 할 것이며, 정부도 그러한 백신을 승인하고, 배포하고, 제공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교계에서는 일부 백신의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제약사가 멀게는 1960년대, 가까이는 1980년대에 인공임신중절된 태아의 세포로부터 추출한 세포주를 백신 개발과 제조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주교회와 미국의 최소 6개 교구는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얀센보다는 모더나 등 다른 제약사의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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