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평동준공업지역 개발
대규모 아파트 사업 변질 비판
컨소시엄 공모지침 위반 묵인 의혹
콘텐츠 보유 실적 평가서 0점 받아
광주시가 최근 평동준공업지역(139만5,553㎡·42만여평)을 한류문화콘텐츠 거점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당 문화콘텐츠도 전혀 없는 민간사업신청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이 사업신청자가 한류문화콘텐츠시설 운영자를 제시해야 한다는 공모지침까지 어긴 것으로 드러나 사업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시는 지난 3일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엔지니어링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앞서 이 컨소시엄은 지역전략산업으로 한류문화콘텐츠 거점 육성을 제안한 사업계획서를 냈다. 1조8,098억원을 투입, 대규모 공연장과 촬영스튜디오 등 한류문화콘텐츠시설(연면적 20만여㎡)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고 아파트 8,683가구도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컨소시엄은 사업 수행 능력을 점수화하는 계량평가의 핵심 항목 중 하나인 한류문화콘텐츠 보유 실적 평가(50점 만점)에서 0점을 받았다. 시는 해외 음원 차트에 등재된 가수(팀)와 해외 방송국에 방영된 드라마, 국제영화제 수상작품을 실적으로 받아주기로 했지만 이 컨소시엄은 단 1개의 콘텐츠도 내지 못했다. 또 시가 지역전략산업 관리·운영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이 보유한 한류문화콘텐츠도 컨소시엄의 실적으로 잡아주기로 했지만 이 컨소시엄은 이마저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이 컨소시엄은 한류문화콘텐츠시설 운영자도 제시하지 못했다. 시는 당초 공모지침(6조)을 통해 민간사업신청자에게 지역전략산업시설 운영자를 포함한 운영·관리계획을 제시하도록 했다. 토목·건축 중심의 지역전략산업 직주공간 개발과 달리 해당 시설 운영·관리엔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별도의 전문 운영자를 확보토록 한 것이다. 이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컨소시엄은 해당 시설 운영을 맡을 연예기획사를 유치하는 데 실패해 시설 운영자를 내세우지 못했다. 공모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니 앞으로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을 찾아다니면서 사업을 같이 하자고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이 결국 지역전략산업 육성보다는 대규모 아파트 개발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컨소시엄의 사업 수행 능력이 의심스럽고, 사업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낮아보이는 만큼 공모지침(제35조)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 지원 사업 공모 당시 한류문화복합단지 시설 전담 운영자를 제시하지 못해 탈락했던 시가 이번 자체 개발사업에선 시설 운영자를 제시하지 못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봐주기 시비까지 낳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컨소시엄이 전략산업시설 운영자들을 구성해 오면 협상 과정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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