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시절이던 2000년 피해 여성 등장
WP에 "업무 뒤 호텔방 불러 포옹" 폭로
상습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 퇴임 압박을 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갈수록 궁지로 몰리고 있다. 피해 여성의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폭로가 또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쿠오모 주지사의 언론 참모였던 캐런 힌튼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던 2000년 12월 경험담을 WP에 털어놓았다.
당시 쿠오모 주지사와 비슷한 나이(42세)였던 힌튼은 주택도시개발부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었는데,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 업무 행사가 끝난 뒤 쿠오모 주지사가 호텔방으로 부르더니 포옹을 했다고 주장했다.
힌튼에 따르면 ‘잠시 올라오라’는 취지의 쿠오모 주지사 전화를 받고 간 방의 조명은 의아할 정도로 어두웠다. 쿠오모 주지사는 소파에 앉아 힌튼에게 결혼 생활은 어떤지, 남편과는 잘 지내는지 같은 사적 질문들을 시작했고, ‘이상하다’는 느낌에 힌튼이 가 보겠다고 하자 쿠오모 주지사가 다가와 포옹을 했다는 게 힌튼의 증언이다. 워낙 길고 강해 단순한 포옹이 아니라고 느낀 힌튼이 쿠오모 주지사를 밀어냈지만 그는 다시 힌튼을 끌어당겼고 이에 재차 뿌리치며 호텔방을 빠져나왔다고 힌튼은 기억했다.
성적 괴롭힘뿐 아니다. 남성 직원들이 상대일 때에는 ‘겁쟁이’(pussies), ‘배짱이 없다’(You have no balls) 등 노골적 표현으로 질책하곤 했다는 게 전ㆍ현직 쿠오모 주지사 참모들의 전언이다. WP는 “쿠오모 주지사가 지난 수십년간 적대적이고 유해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를 저질러 왔다”고 보도했다.
기존 폭로자들의 용기는 커지고 있다. 힌튼보다 먼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언론에 알린 세 여성 중 세 번째 피해자인 애나 리스는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자기 경험담을 좀더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2013년 쿠오모 주지사의 경제 개발 프로그램 운영팀에 합류한 리스에게 쿠오모 주지사는 업무와 무관한 사적 질문, 외모에 관한 언급만 했다고 리스는 주장했다. 또 2014년 5월 주지사 사저에서 열린 리셉션 행사 때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을 ‘스위트하트’(sweetheartㆍ애인이나 친구, 어린아이 등을 애정을 담아 부르는 말)라 부르며 다가오더니 두 뺨에 입을 맞추고 손으로 등을 감싼 뒤 허리를 움켜잡았다고 말했다. 리스는 당시 공식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채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만 했고, 이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첫 번째 폭로에 나섰던 쿠오모 주지사의 전 보좌관 린지 보일런은 참모 출신 2명의 피해 사실이 이날 추가 공개되자 트위터에 “당신 역겨운 괴물 뉴욕주지사 쿠오모, 물러나라"고 썼다.
쿠오모 주지사는 3일 기자회견에서 자기 행동은 습관적인 것일 뿐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뒤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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