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시대 창건된 전북 정읍시 천년 고찰 내장사(內藏寺)가 또다시 화마에 휩싸였다. 2012년 화재로 전소됐다가 복원된 대웅전이 5일 방화로 잿더미가 됐는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0분쯤 내장사 대웅전에서 화재가 발생, 119에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곧바로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목조건물인 대웅전 165.84㎡가 전소됐다. 화재가 발생한 지 약 1시간 후인 오후 7시 53분쯤 큰 불길을 잡은 소방당국은 불길이 다른 건물이나 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리는 등 안간힘을 썼다. 진화 작업에는 인력 80여명과 장비 20여대가 동원됐다.
내장사 대웅전은 2012년 10월 난방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모두 불에 탔다가 2015년 7월 복원됐다. 복원된 지 약 6년 만에 다시 화마로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대웅전에 불을 지른 50대 승려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내장사 승려 A(53)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술에 취해 내장사 대웅전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3개월 전 수행을 위해 내장사에 들어온 뒤 다른 승려들과 갈등을 빚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피의자를 검거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내장사 대웅전 화재와 관련해 문화재에서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내장사에는 전북도 유형문화재인 조선동종, 전북 기념물인 내장사지, 천연기념물인 내장산 굴거리나무군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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