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비원에게 갑질을 하고 아파트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임차인 대표 김모씨에 대한 공판이 열린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법정동 모습. 윤한슬 기자
아파트 경비원에게 갑질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입주민이 첫 공판에서 "모함을 당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진상범 부장판사는 5일 상해 및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 노원구 임대아파트의 임차인 대표 김모(65)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선 수사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혐의 사실도 공개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관리사무소에서 있던 일이 외부로 유출돼 기분이 나쁘고 기강이 해이해졌다"며 사무소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내도록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직원 등에게 "나는 조직폭력배 출신이다, 내 말 한마디면 달려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거나, 목검을 들고 "내가 사람도 죽여봤는데 너 하나 못 죽이겠냐"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 측은 이날 관리사무소 직원과 전직 동대표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아파트 공금 횡령이나 경비원 갑질 혐의는 부인했다.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쌍방 폭행임을 강조했다.
김씨는 "경비실에 에어컨과 침대도 놔주고, 사기 북돋아주려고 1년에 두 번씩 금반지도 선물해줬다"며 "경비들이 제일 어렵기 때문에 많이 도와줬는데 갑질이라니 나를 (대표 자리에서) 쫓아내려고 모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임차인 대표 회의는 분양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 회의와는 달리 자치 협의기구에 불과해 공금 횡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앞서 김씨는 경비원에게 딸 이삿짐을 옮기도록 하고 자녀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게 하는 등 개인적 일에 경비원을 동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비원에게 아파트 텃밭을 가꾸도록 하고 관리사무소 직원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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